20만명 다녀갔지만 여전히 낯선 미디어아트 미술관

2023-01-04     서정혜 기자
울산시립미술관(관장 서진석)이 오는 6일 개관 1주년을 맞는다. 미술관은 지난 1년여간 개관 특별전 ‘포스트 네이처’를 시작으로 세 차례의 기획전과 다장르 융합전,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등 다양한 전시로 중구 원도심에 새롭게 탄생한 공간을 다채롭게 꾸몄다. 전시뿐만 아니라 지역 미술사 아카이빙과 지역 문화공간 실태조사, 독일·일본·네덜란드 등 해외 유수의 미술관과 미래미술관 포럼을 여는 등 공립미술관으로서 지속적으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1월6일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은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한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답게 전용관 XR랩에서 정연두 작가의 ‘오감도’ 양정웅 감독의 ‘X미인도’를 차례로 소개하며 특화 콘텐츠를 잘 살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시와는 별도로 지역 미술사를 기록하고, 문화 기반이 취약한 울산의 문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개관에 앞서 2021년 하반기에는 지역작가 40명을 선별해 지역 근현대 미술사 정립을 위한 연구를 실시했고, 이 내용을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자료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말에는 중구지역 갤러리 등 문화공간 실태조사를 실시해 이들 공간과 협업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누적 관람객은 19만4235명이다. 이 중 울산시민이 아닌 외지인이 39%다. 새로운 미술관에 대한 미술 향유자들의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 위주의 작품 감상을 기대하고 온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의 낯섦을 줄여줄 수 있는 완충 방안이 필요하다. 또 문화의거리와 인접한 미술관 ‘편의동’에는 개관 1년이 다 돼가도록 편의시설이 마련 안 돼 미술관을 이용하는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을 뿐 아니라 공간 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올해도 미술관에서는 2월부터 열릴 ‘이건희 컬렉션’의 울산 전시를 비롯해 지난해 열린 ‘부기우기 미술관’ 등 다양한 기획 전시가 이어진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은 “울산시립미술관은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기술 매체에 기반한 예술작품을 연구하고 수집하고 있다. 앞으로도 모든 장르와 학문의 경계를 넘어 교류하고 다양한 계층을 문화를 통해 아우르는 열린 미술관이 될 것”이라며 “편의시설은 2월말 북카페 ‘지관서가’가 들어서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