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선박내 화학물질 안정화…환적 본격 추진

오늘 유관기관 사고현장 회의
시료채취 등 시행 시일 걸릴듯
울산항내 액체환적 가능부두
적정성 여부 전면 재검토 전망

2019-10-03     김현주

지난달 28일 폭발·화재를 일으킨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 내에 화학물질이 경화작용으로 점차 굳어가면서 안정화 상태에 들어간 걸로 파악되면서 화물 처리 작업이 본격화된다.

3일 울산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선주사 측에서 고용한 싱가폴과 영국 국적의 화학·소방·구난 전문가들이 지난달 30일 현지에 도착해 사고 선박 상태를 점검한 결과 폭발한 9번 탱크 내에 남은 화학물질이 경화작용으로 굳어가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방 관계자는 “태풍 미탁에 의해 몰아친 강풍에도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내부에서 화학물질의 안정화가 진행된 덕분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수청은 4일 동부소방서, 방재센터, 해경, 항만청, 선주사, 보험사, 구난업체 등의 유관기관 및 업·단체들과 현장회의를 통해 화물 환적과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한다. 다만 비슷한 규모의 다른 선박으로 환적 작업(STS)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화돼 있는지는 탱크 내 시료를 채취해서 검사를 해야 한다.

시료 채취 이후엔 구난업체 전문가들이 이적 전 안전 조치 제반 사항을 총점검한다. 환적을 위해선 하역사와 계약을 해야 되는 등 거쳐야 할 절차도 쌓여있어 실제 이적 작업은 단시일내 이뤄지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환적 작업을 위한 이적선은 사고 선박의 선주사 측에서 제공한다.

합동감식은 화학물질 환적 작업이 끝난 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사고 원인 규명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울산항내 액체환적 가능부두에 대한 적정성 여부가 전면 재검토될 전망이다.

액체환적 부두와 울산대교처럼 중요 육상시설물과의 간섭을 최소화해 항만내 사고가 확산되는 여지를 줄여나갈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본보 10월1일자 7면) 우선 항만당국 등은 이번 사고가 난 염포부두는 물론 맞은편 울산본항 일부 부두의 액체환적 작업 제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