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연루” 수사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기승

2023-01-05     정혜윤 기자
경찰은 최근 수사기관 등으로 속인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보이스피싱 일당이 검사나 검찰수사관을 사칭해 “피해자 명의의 대포통장이 개설돼 범죄에 사용됐다”는 식으로 피해자에 접근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밝힌 피해 사례를 보면 이들은 “당신 명의로 대포통장이 개설돼 범죄에 연루됐으니 공범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려면 금융감독원이 지정하는 안전 계좌에 입금해야 한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울산 동구에서도 앞서 서울지검 검사로부터 A씨의 통장에서 1억원이 인출돼 범죄자금으로 이용됐다는 전화를 통한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가 발생했다. 4~5명의 조직적인 피싱범들은 금융감독원까지 사칭해 5000만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자에게 가짜 형사사법포털(KICS) 사이트 주소를 알려줘 실제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처럼 속이는 등 범죄 수법도 한층 더 치밀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킹 등을 통해 파악한 피해자의 개인정보로 접근해 믿도록 한 뒤 ‘체포된 범인이 피해자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자금세탁을 해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협박하는 수법도 자주 사용됐다.

또 ‘006’ 등 국제 발신 전화번호로 ‘해외결제가 이뤄졌다’는 문자를 발송한 뒤 확인을 위해 피해자가 전화하면 금융감독원과 검찰을 사칭해 자금세탁에 연루됐다며 협박하는 경우도 잦았다.

피해자에게 전화해 “A씨를 아느냐”고 물은 뒤 “A씨를 체포했는데 당신 명의 계좌로 자금 세탁을 했다. 당신도 피의자다”고 협박한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가 발신하거나 수신하는 모든 통화가 보이스피싱 일당과 연결되도록 하는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범행도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경찰은 당부했다.

한편 울산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 4월까지 약 3년간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모두 2496명에 피해액은 451억원에 달한다. 정혜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