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시경계에 폐기물업체 허가 내준 경주시, 이웃 도리 아니다

2023-01-06     경상일보

울산시 북구 농소3동 달천마을과 인접해 있는 경주시 외동읍 녹동마을에 폐기물재활용업체가 들어서 달천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 폐기물처리업체가 행정구역상 외동읍에 주소를 두고 있지만 사실상 달천마을의 경계에 위치해 있으며, 비가 내리면 오염물질이 달천마을 간이상수원인 만석골 저수지로 흘러든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주시는 공장허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울산시와 경주시간의 환경분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7년 경주시는 울산 북구 중산동과 불과 2㎞ 떨어진 외동읍에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설치했으며, 외동읍 녹동마을 일원에 대규모 자동차 부품공장을 허가했다. 이에 주민들은 경주시에 거세게 항의를 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앞서 경주시는 2000년 울산 북구 천곡동과 인접한 외동읍 문산리 일원 5만여 평에 공장 조성사업을 허가했으며, 그 전에는 인근에 30만평 규모의 공단 조성사업 허가를 내줬다.

울산시와 경주시의 분쟁은 경주에서 발원한 동천강이 울산 북구를 거쳐 태화강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여름철 홍수가 나거나 오염물질 유출사고가 날 경우 외동읍 지역의 공단과 주거지에서 떠내려오는 오염물질은 대부분 동천강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울산 북구청은 그 동안 경주시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고 대책을 요구해왔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하수슬러지 건조공장의 경우 달천 편백숲 산림욕장 입구 만석골 저수지와의 거리가 불과 300~400m밖에 안 돼 오염사고가 발생하면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만석골 저수지는 주민들의 간이상수원일 뿐만 아니라 농업용수로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편백산림욕장과 저수지는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생태숲이어서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편백숲을 찾는데 인근 공장에서 악취가 난다면 누가 이 곳을 찾겠느냐는 것이다. 경주시 측은 “처리용량이 하루 100t 이상일 경우에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에 포함되지만 해당 시설은 현재 80t으로 신고한 상황”이라며 “주민설명회와 환경영향평가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울산의 이웃 도시로서 서로 협력하고 도와주는 관계를 맺어야 마땅하다. 하물며 경주의 오염물질이 동천강을 통해 울산으로 들오는데 입을 닫고 있는 것은 이웃의 도리가 아니다. 경주시는 주민들과 하루 빨리 대화의 장을 마련해 미비점이 있으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