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UNIST 총장, “대학 연계 혁신생태계 구축을”
2023-01-11 차형석 기자
◇탈울산 등 산업 구조적 특성 기인
이용훈 총장은 우선 울산의 현 상황에 대해 “인구 감소와 탈울산 심화는 도시의 미래 성장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걱정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장은 특히 “이 같은 현상이 울산의 도시 경쟁력 기반이었던 중후장대형 산업의 정체와 생산성 약화라는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은 귀담아들어야 할 경고라고 생각한다”며 울산의 위기를 지역산업의 구조적 특성에서 찾았다. 그는 그러면서도 “최근 울산시가 인구 유출 방지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점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시정 핵심 과제로 내걸고 미래 먹거리 산업 발굴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전력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시도”라고 시정의 방향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단순히 사람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겠다는 미봉책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자석이 되겠다는 적극적 비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울산만의 특성을 찾아내 울산만의 매력을 만들어가려는 능동적인 도전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아울러 “울산은 시야를 넓혀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성장이 국경의 경계를 더욱 옅게 하고 있는 점과 탄탄한 제조업 기반과 우수한 연구중심대학, 빼어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어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의 절실한 분야에 대해서는 “울산의 미래를 이끌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고, 일할 수 있는 혁신산업을 키우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UNIST를 비롯해 지역 대학 졸업생들이 울산에 적절한 일자리가 없어서 떠나고 있다며 석·박사급 인재들이 울산에 남아 계속 연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일자리를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계적 혁신 클러스터 만들어 나가야
그는 이를 위해 “울산에 공장을 가진 대기업들이 공장 옆에 연구소들을 운영하도록 꾸준히 설득하고,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울산시 등 관계당국에 주문했다. 젊고 뛰어난 인재들이 몰려오고, 졸업 후에도 남아 머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울산의 미래는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것이다.
울산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울산은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갖춘 세계적인 기술혁신 허브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세계 유수의 혁신도시들은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중심으로 최고의 혁신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실리콘밸리에 스탠퍼드, UC 버클리, 보스턴의 바이오 클러스터, 하버드, MIT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 총장은 “첨단 과학기술 역량을 갖춘 대학에 우수한 인재가 몰려들고, 그 주변에는 인재들과 협력하기 위한 기업들이 입주한다”며 “이런 곳에서는 대학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면서 선순환이 가속화된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 역시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는 UNIST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면서 △인공지능을 접목한 첨단 제조 △스마트 헬스케어 △친환경 그린 에너지 △탄소중립 선도기술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 역량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을 제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첨단 제조업과 친환경 기술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도시, 다른 도시들이 롤모델로 삼고 따라가고 싶은 도시가 되겠다는 비전으로 뛰었으면 한다”며 “우수한 인재와 기업들이 찾아와 머물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와 매력적인 정주 여건을 마련하는데 시민 여러분께서도 뜻을 같이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