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에 경상수지 적자 전환

2023-01-11     이형중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경상수지가 3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다시 적자 전환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화공품 등의 수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상품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서비스수지 역시 한 달 만에 다시 적자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전체로 따져봐도 경상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6억2000만달러)가 8월(-30억5000만달러) 이후 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한 것은 상품수지 적자가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지난해 11월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대비 76억4000만달러 감소하면서 15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경상수지 감소 폭이 74억4000만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품수지 감소 폭이 고스란히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지난해 11월 수출은 523억2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2억7000만달러, 전년 동월대비 73억1000만달러 줄었다.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화공품 등의 수출이 줄어들면서 전년 동월비로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상품수지와 함께 지난해 10월 반짝 흑자(5000만달러)를 기록했던 서비스수지는 한 달 만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서비스수지는 3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7000만달러 확대됐다.

배당 지급 감소 등으로 지난해 11월 배당소득 수지 흑자는 전년 동월 대비 3억9000만달러 늘어난 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이에 본원소득수지 역시 2억6000만달러 증가한 14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전체로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7~11월 경상수지는 4억1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는데 12월에도 적자가 이어졌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품 수출이 전년 대비 0.7%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반기 수출은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20억달러 흑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 부진, 수입 증가세가 확대될 경우 흑자 기조가 무너질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 이후 수출 부진이 완화되고 수입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상품수지 흑자 폭이 다시 확대돼 연간 경상수지는 280억달러 흑자로 올해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석현주기자·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