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성남동 시계탑, 잦은 고장에 애물단지 전락

2023-01-18     정혜윤 기자

울산 중구 성남동 시계탑 사거리에 위치한 시계탑 조형물이 모형 기차는 운행이 중단되고 시계도 맞지 않는 등 고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중구는 앞서 예산을 투입해 수리·보수에 나섰으나 구조적 한계로 잦은 고장이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재운영을 두고 고심이 깊다.

17일 현재 시계탑 조형물에 설치된 모형 기차는 운행을 멈춘 상태다. 매시 정각마다 울리던 기차 경적소리도 고장난 상태고, 시계도 표준 시간과 틀리다.

중구는 지난 1920년 최초의 울산역이 자리했던 역사적 의미 등을 담아 2015년 9억원을 들여 시계탑을 재정비했다. 매시 정각마다 기차 경적 소리가 들리게 하고 동시에 수증기를 뿜고 달리는 모형 기차 등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 모형 기차 운행에 문제가 발생해 한차례 하자보수를 진행했다. 2018년 6월에는 내구연한이 다돼 아예 기차 운행이 멈췄다.

반년 넘게 멈춘 기차는 중구가 2019년 예산 약 6000여만원을 들여 보수를 진행해 운행을 재개했으나, 이마저도 2020년 8월께 또 다시 멈췄다. 이후 현재까지 약 2년 반동안 기차 운행 없이 방치 상태다.

중구는 2020년 당시 재운행을 위해 견적을 받았으나 2억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 2015년 모형 기차 설치에 1억5000만원이 들었으나 하자보수 등을 합칠 경우 모두 3억원 가량이 투입될 상황인 것이다.

이에 중구는 기차 운행 없이 매시 정각마다 기차소리만이라도 연출했으나 이마저도 최근에 고장나 먹통이 됐다. 시계도 지난해 8월 한차례 수리를 거쳤지만 또 시간이 맞지 않는 등 고장이 잦다.

시계탑이 당시 예산 등 문제로 동판 재질의 오픈형 돔으로 설치되면서 모형 기차와 시계가 비바람 등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잦은 고장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번 수리하려면 중장비가 필요한 등 억대 예산 투입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중구도 수리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역사적 의미를 간직한 조형물이나 구조적 한계로 예산이 장기 투입될 수밖에 없어 운영에 고심이 깊다”며 “현재로서는 운영 재개를 확답하지 못하나 운영 방향을 고심해보겠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