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전면해제 한달여…이용객 웃고 택시업계 울상

2023-01-18     강민형 기자
택시부제가 전면 해제된 지 한달여가 지나면서 시민들은 택시 잡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며 대체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택시기사들은 손님 태우기가 어렵고 근무시간이 길어져 과로 등 불편을 호소하며 부제 해제 등 반응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엇갈리 반응에 울산시도 고심하는 모습이다.

17일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사거리. 택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울산대학교 앞과 공업탑 일원에서도 최근 들어 비슷한 상황이 자주 목격된다. 도로에는 빈차로 달리는 택시도 10대 중 8대 가량으로 상당수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11월22일부터 택시 부제 전면 해제로 현장에 나온 택시가 많아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야간 택시 잡기가 훨씬 수월해지면서 시민들은 대체로 택시 부제 해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택시업계와 기사들은 불만이 높다. 택시 요금이 인상되면서 이용객은 줄고 부제 해제로 기사들은 많아졌기 때문이다.

택시기사 A씨는 “매일 많은 택시가 일을 하러 나오는데 손님은 정해져 있다”며 “아이가 있는 젊은 택시 기사들 중에는 하루에 18시간 넘게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한달에 20일을 일하다가 부제 해제 이후 30일 간 10시간 넘게 일해도 1일 평균 수입은 40% 가량 줄어 평소 수입보다 적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여기에 업무 강도가 높아지면서 고령의 기사들 중심으로 과로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교롭게도 택시 부제 해제 시기에 맞춰 택시요금이 인상되면서 택시 이용객이 줄고 심야시간대 대리운전을 선호하는 추세다.

하지만 울산의 부제 해제 재검토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택시부제를 전면 해제하면서 훈령을 통해 6개월 이내 여론을 수렴해 부제 해제 재검토를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부제가 해제되려면 최근 3년 간 택시기사 25% 이상 감소, 야간 승차난 발생, 실차율 51.7%가 넘는 지역 등 3개 요인 중 2개를 충족해야 한다.

울산은 앞서 최근 3년 간 택시기사가 25% 미만으로 감소한 반면 야간 승차난 발생과 실차율 52.8%로 해제 요건을 2개 충족한 상태다. 게다가 택시 감차를 두고도 울산은 2020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 평균 초과 공급 비율 19.4%에 비해 울산은 6.8%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구조 개선의 여지도 적다는 지적이다.

시는 국토부 훈령을 번복할만한 명확한 이유가 없어 부제 해제 검토 여지가 적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부제 해제를 두고 찬반 입장이 반반씩 팽팽하게 대치하는 상황이지만 별도 검토 계획은 없다”면서 “다만 변동성이 있어 장기적으로 시민 수요를 파악해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