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해외여행 급증에 여권창구 북새통

2023-01-18     박재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안정과 겨울 방학, 설 연휴 등이 겹치면서 울산 시민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울산 시·구·군청 민원실 여권발급 창구가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데, 여권발급 소요 기간도 평소보다 지연돼 민원인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명절에 제사 간소화가 확산되면서 예전처럼 명절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감소했고, 특히 올해는 엔데믹의 영향으로 명절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방문한 울산 시청 민원실. 이른 아침부터 여권발급 창구는 여권 신청 및 발급을 원하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발급까지 열흘 정도 걸린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좀 더 빨리 받을 수는 없는지 문의하는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특히 월요일이나 금요일에는 번호표를 뽑고 2~3시간씩 기다려야 겨우 창구 직원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이다.

여권을 발급받은 시민 A씨는 안도하며 “설 연휴를 맞아 가족들끼리 해외여행을 가려고 여권 발급 신청을 했었는데, 혹시나 떠나기 전까지 여권이 나오지 않을까 봐 마음을 졸였다”고 말했다.

울산 시·구·군을 합쳐 지난 2021년 1만207건, 2022년 5만1612건이던 여권 발급 신청 건수는 올해 들어 벌써 7193건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16일에만 시에 270건의 여권 발급 신청이 접수됐다.

여권 발급 소요 기간으로 평균 5일 정도가 걸리지만 현재는 10일 정도 소요돼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해외 출장이나 개인 용무 등 급하게 해외를 방문해야 하는 민원인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다음 주에 급히 해외 출장을 가야 하는 일정이 생겼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고 난감해했다.

이처럼 여권발급 신청이 폭증하면서 지자체들은 야간 근무까지 하며 민원 처리에 임하고 있다. 시는 평일 낮에 방문이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매주 월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여권 발급 신청을 받고 있지만, 쏟아지는 신청에 직원들의 업무 가중도도 늘어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인쇄를 맡은 한국조폐공사에 전국적으로 여권 발급 신청이 밀려있다 보니 어쩔 수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24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창구에서 여권 수령만 해도 돼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