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 체증 지루함 달래줄 ‘책 한 권’

2023-01-20     전상헌 기자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설이니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민족 대이동’이 예상된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점도 다가 온 만큼 거리에 인파도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족, 친구, 연인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서는 것은 반갑지만, 교통 체증은 달가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 지루한 시간을 달랠 수 있도록 책을 읽는 것은 어떨까.


◇박태숙·강미 <역세권보다 책세권-동네책방 분투기>

국어 교사보다 ‘시골 책방지기’가 더 좋은 저자가 <역세권보다 책세권-동네책방 분투기>를 펴냈다. 시골 책방지기는 ‘책방카페 바이허니’의 설립부터 성장 과정을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동네책방 분투기>는 ‘역세권’은 없지만, ‘책세권’을 형성한 시골 동네 울산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의 ‘책방카페 바이허니’ 이야기다. 책은 저자인 국어 교사였던 박태숙씨와 강미씨가 책방지기가 되기로 마음먹은 때부터 건축 설계 노하우는 물론, 빈 땅에 건물을 세우고 동네 책방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해 책세권을 조성한 과정을 ‘책세권 입문기’ ‘책세권 조성기’ ‘책세권 성장기’ ‘책세권으로 이끈 사람들’ 등으로 낱낱이 담았다.

특히 전국 곳곳에 책방이 많이 생기길 바라는 저자들은 영업 비밀까지 아낌없이 밝혀 실용성을 더했다. 여름에는 책방에서 여는 돗자리 영화제를 비롯해 담그기 교실, 니트 교실, 농산물 장터 등을 마련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언제든 사람이 모이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는 책방의 중요성을 전한다. 또 이곳을 함께 한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도 생동감 있게 풀어내며 사진도 수록했다.

박태숙씨는 “역세권보다 책세권, 사람답게 살게 하고 꾸준히 성장하게 하는 공간인 동네 책방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을 넘어 동네 문화사랑방 역할까지 한다”고 강조했다.

강미씨도 “온라인 서점이 주류가 된 시대에 2년 안에 망한다고 했지만,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성 넘치는 책방은 이웃들의 사랑을 받으며 5년 차 동네 책방으로 자리 잡았다”며 “실용적인 노하우를 담은 <동네책방 분투기>가 동네 책방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용기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32쪽, 1만6500원, 학이사.


◇박미자 <한남새>

울산에서 활동하는 박미자 작가가 첫 수필집 <한남새>를 펴냈다. ‘밑불’ ‘소라게’ ‘어부가’ ‘불빛’ ‘ 내 안의 뜰’ 등 5부에 걸쳐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42편의 짧은 글을 담았다.

오랫동안 글을 써온 작가는 결혼 전 자신의 모든 기록을 없앴다. 작가가 될 줄 몰랐기 때문이다. 후회 속에 새로 마련한 노트에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는 설렘이 다시 그를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한남새>는 문학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자양분을 채워준 가족에게 바치는 책이다.

배해숙 수필가는 “수필은 상상력만으로 위험하다. 은유나 사유의 힘보다 좋은 것은 진실의 힘이다. 박 작가의 수필은 일인 다역을 소화하면서 치열하게 살아온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평했다.

박미자 작가는 2007년 ‘울산문학’ 신인상,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제1회 울산시조작품상, 제5회 김상옥백자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그해 겨울 강구항> <도시를 스캔하다> 등을 펴냈고, 울산문인협회·울산수필가협회·울산시조시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20쪽, 1만3000원, 신아출판사.


◇최미정 <안개요괴>

울산아동문학인협회 회원인 최미정 작가의 글과 울산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정민 작가의 그림으로 동화책 <안개요괴>가 나왔다.

<안개요괴>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본과 맞서 싸운 소녀가 판타지 세계에서 펼치는 모험 이야기다.

주인공 해주의 할아버지는 땅을 팔아 독립군의 군자금을 보낸다. 또 사당채에서 담로 아저씨와 몰래 태극기를 그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인의 감시가 심해지자 해주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려 노력하다 길을 잃고 만다.

동화는 나라를 위해 큰 뜻을 가진 이의 삶을 조명하고, 아이들이 세상을 향해 큰마음을 품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지도 담겨있다. 여기에 현장감 넘치는 스케치풍의 김정민 작가의 삽화가 더해져 이야기가 더 다채롭고 풍성해진다.

최미정 작가는 2013년 <부산아동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동화 <바퀴벌레 등딱지> <대왕문어 추격대> <가슴에 별을 품은 아이> <행복한 강아지 콩콩이> <꼴지 아파트> 등을 펴냈다. 128쪽, 1만2000원, 가문비.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