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삼두미술상’ 이강욱 작가 수상기념전]점·선·면·색의 움직임으로 삼라만상 표현

2023-01-26     서정혜 기자

멀리서 보면 하나의 큰 이미지로 보이다가도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여러 이미지가 중첩된 세밀한 표현이 눈길을 끈다. 세포나 미립자 등 자연의 작은 공간을 확대한 듯한 단색의 이미지가 다채로운 모습으로 캔버스에 펼쳐진다.

울산지역 향토기업인 삼두종합기술(대표 최영수)이 제정한 삼두미술상의 첫 수상자인 이강욱 작가의 수상 기념전 ‘움직이는 상(像), 변화하는 색(色)’이 27일부터 2월26일까지 울주군 서생면 아트나살에서 열린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주요 시리즈인 ‘비가시적 공간(Invisible Space­image)’을 비롯해 ‘지오메트릭 폼(Geometric form)’ ‘제스처(The Gesture)’ 등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비가시적 공간(Invisible Space­image)’은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라는 상반된 세계관을 하나의 평면에 공존시킨다. ‘지오메트릭 폼(Geometric form)’에서는 점, 선, 면 등 회화적 요소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평면 위에 펼쳐내며 작가만의 독특한 표현을 보여준다. ‘제스처(The Gesture)’시리즈는 회화의 기본 요소 중 하나인 색을 이용해 입체감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표 연작을 통해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이고도 밀도 있는 실험의 전개 과정을 가감 없이 선보인다. 작가 스스로 시작한 존재론적 고민을 눈의 감각과 통념, 그것을 넘어선 캔버스 평면이라는 예술의 영역에서 다른 차원의 세계까지 넓히고자 하는 시도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점, 선, 면 등 회화적 요소와 색깔로 공간감과 깊이감을 표현한 작가의 지난 시리즈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2000년대 초반 작업 초창기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작가의 20여 년간의 작업을 한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꾸며져 더욱 뜻깊다.

작가는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의 감정들을 변화무쌍한 회화적 표현으로 대신한다. 캔버스에 확대된 미시세계를 통해 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을 포착하고 점, 선, 면, 색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분열하는 삼라만상을 담아낸다.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표현의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작가의 작품은 시각적으로는 섬세한 화면을 표현하면서도 개념적으로는 구체적인 대상과 주제를 드러내며 기존 추상회화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미술계에서 이 작가는 박서보, 이우환을 잇는 한국 신추상의 독보적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강욱 작가는 “이번 전시는 개인적으로 지난 20여 년간의 작업을 되돌아보고 작업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고향인 울산에서 첫 전시를 하게 돼 더욱 의미 있다. 제1회 삼두미술상 수상과 기념전 개최를 계기로 미술상에 부합하는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울산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할 방법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울주군 서생면 아트나살에서는 내달 26일까지 이강욱 작가의 개인전과 함께 최영수 삼두종합기술 대표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삼두 소장품전’도 함께 열린다. 최울가, 장이규, 신선미, 오태석 작가의 작품과 앤디워홀의 판화 등 30여점을 소개한다.

한편 전시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남구 두왕동 삼두종합기술 사옥에서 삼두미술상 첫 수상자인 이강욱 작가의 시상식이 열렸다. 문의 237·5115.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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