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보다 가스비가 더 무서워” 지역 복지센터 시름

2023-01-27     강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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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파보다 오른 가스비가 더 무서워서 보일러는 외출 상태를 유지하는데도 부담이 줄지 않네요.”

끝 모르고 오르는 공공요금에 노인·아동을 대상으로 한 지역 복지센터의 시름이 깊다.

울산의 한 노인복지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하루 300명가량이던 방문객이 거리두기 해제 이후 5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 들어 역대급 한파와 가스비 인상이 맞물리면서 운영비 부담 가중으로 한숨이 늘고 있다.

이 복지관은 이용자 대다수가 70대 이상의 고령이어서 추위에 위급 상황이 발생하기 쉬운데다 춥다는 민원도 급증하고 있어 실내 적정 온도 규정을 지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 아동센터도 상황은 비슷하다.

가정 형태로 학교 교육과 의식주를 돌보는 한 가정형 wee센터는 올해 1월 가스 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기숙사가 있는 층은 별도의 요금 고지서를 받는데 지난해 1월 42만659원이던 가스비가 올해 1월에는 83만600원으로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센터는 생활 공간 외에는 보일러를 외출로 돌리고 최소한의 난방만 하고 있다. 특히 교사들은 실내에서 옷을 여러겹 껴입고 최대한 절약하고 있지만 가스 요금 폭탄은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노인과 아동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시설에서는 늘어난 공공요금 부담에 운영비가 갈수록 빠듯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로당은 한시적으로 별도의 냉·난방비가 국비 지원되지만 기본 여가시설에 해당되는 복지관 등은 난방비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 침체 영향으로 후원금이 대폭 줄어든데다 기존 후원금마저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실정이어서 일부 시설은 공공요금을 법인 전입금으로 우선 충당하기도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복지관과 센터는 운영비 충당을 위해 유료 프로그램을 늘리거나 후원금 사업을 신설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노인 복지 예산이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복지관 등 인건비 상승과 기초연금 인상분 등을 우선 반영하다보니 시 차원에서의 운영비 지원은 동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동 복지 지원도 마찬가지다. 지난 9일 보건복지부에서 인건비·운영비 합산 예산을 별도 항목으로 나누면서 운영비가 다소 줄어든데다 1월에는 국비가 충분히 내려오지 않은 탓이다. 시에 따르면 긴급한 사안에 한해 지방비를 먼저 배분하다보니 1월 운영비 규모가 줄어든 부분도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아동 복지 예산은 2022년 39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차차 확대 지원될 예정”이라며 “시-구·군비 매칭 사업으로 매달 10만원씩 지역아동센터에 지원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