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투덜이 스머프
남들과 함께 지내는 공간에서는 자신만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대인관계, 업무효율, 규정, 분위기를 생각해야 본인도 좋고, 모두에게 좋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사회생활에는 사회성이 필요하다. ‘선 넘네~’라는 유행어가 보여주듯 어디에서건 지켜야 할 도리와 질서가 있다. 교과서에는 안 나오는, 사회적 경험으로 터득해야 하는 인성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선 불문율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음력 설을 쇠면서 다시한번 새해의 새로운 각오를 다져보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투덜이 스머프가 되지 말자’이다. 투덜이 스머프는 늘 인상을 쓰며 불만을 내뱉는 만화 속 캐릭터다. 투덜이 스머프는 만화니까 귀엽기라도 하지, 현실에서 그랬다가는 곤란하다. 어떤 누군가에게 투덜이 스머프로 비쳐진 적은 없는지 지난 한해를 되돌아 보고 올해는 더 긍정적인 생각과 표정으로 주변을 환하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불만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다. 누구에게나 고통을 벗어나려는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매사 불만을 표현하면 문제가 된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사람, 매사 투덜대는 사람, 비속어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 이미 결정난 사항에 계속 토 다는 사람, 싫은 티를 팍팍 내는 사람이 있다. 직장에 저런 특징을 하나씩 가진 사람이 여럿 있다기 보다는 한 사람이 저 습관을 싹 다 갖춘 경우가 많다. 그들을 우리는 투덜이 스머프, 프로 불편러, 불만 클럽 정회원 등으로 부른다.
옆에서 계속 투덜거리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될까? 첫째, 모두가 단합해서 일하는데 일할 의욕이 없어진다. 남의 불평이 계속 들려오면 일의 흐름이 끊기고, 업무 효율에 지장이 생긴다. 불평도 한 두 번이어야지, 입에 달고 사는 건 주변을 맥 빠지게 한다. 그런 사람이 많은 조직은 발전이 없다.
둘째, 대인관계가 악화된다. 주변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것을 본인이 모른다. 자기 입장만 투덜대다가 그만두면 되겠지만, 공감을 못받으면 화를 내면서 분위기를 흐린다. 불평꾼과 같이 지내고 싶은 사람이 없기에 결국 편 들어주는 사람이 없는 쓸쓸한 상황이 생긴다. 어차피 할 일을 투덜거리면서 해봤자 평가자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기도 어렵다. 기왕 하는 일, 긍정적인 마음으로 즐겁게 하면 스스로 능률도 오르고 주변으로부터 도움의 손길도 늘어난다.
셋째, 불평꾼 본인이 발전 못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 또한 지능이다. 그래서 배려를 잘하는 사람은 지능이 높고, 사회성도 좋은 것이다. 역으로 매사 불평꾼은 눈치가 없고, 지능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일을 잘하지 못하고, 거기서 불만이 생기고, 계속 남탓 하느라 발전을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일 못하고, 불만만 많은데 누가 좋아할까. 조직 내 중요한 일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불평을 아예 하지말자는 얘기는 아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꾼 발전의 시작점은 불편 호소였다. 불평을 모두에게 도움이 되게끔 하는 방법도 있다. 내 감정에만 충실한 일회성 불만 표출을 자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불편했던 점을 근거를 대면서 조리있게 말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면 더 좋다. 괴로운 점을 함께 해결하려는 성의 있는 모습이 관건이다. 본인이 제기한 해결책을 솔선수범하는 것도 중요하다. 말로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고 하는 것은 투덜대기만 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불평·불만을 문제해결 능력으로, 긍정적 전환점으로 삼으면 모두에게 사랑받는 투덜이 스머프가 될 것이다.
김경모 대송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