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핸들 없는 자동차, 그 날을 위해
자율주행자동차는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말한다. 이는 무인자동차라고도 불리며 레이더,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GPS, 카메라로 주위의 환경을 인식해 목적지를 지정하는 것만으로 자율적으로 주행하게 된다. 자동차관리법에 의하면 ‘자율주행자동차’란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로 정의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차량의 외부 환경이나 운전자의 상태를 인지하고, 인지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보를 판단한 후 차량을 제어해 스스로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현대, 기아, 테슬라, 벤츠, BMW 등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IT 기업까지 적극적으로 개발에 참여할 만큼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면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자율주행자동차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있을까. 그 기준이 되는 자율 주행기술은 주행환경의 모니터링 주체가 사람이냐, 시스템이냐에 달려있다. 최근 미국자동차공학회는 자율주행 기술을 자동화에 따라 6단계(레벨0~레벨5)로 분류하고 있다.
레벨0은 비자동(No Automation)으로 운전자가 전적으로 모든 조작을 제어하고, 모든 동적 주행을 조장하는 단계다. 레벨1은 운전자 지원(Driver Assistance)으로 조향 지원시스템 또는 가속·감속 지원시스템이 실행되지만 사람이 자동차의 동적 주행에 대한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단계를 말한다. 레벨2는 부분자동화(Partial Automation)로 조향 지원시스템 또는 가속·감속 지원시스템에 의해 실행되지만 주행환경의 모니터링은 사람이 하며 안전운전 책임도 운전자가 부담한다. 레벨3은 조건부자동화(Conditional Automation)로 시스템이 운전 조작의 모든 측면을 제어하지만, 시스템이 운전자의 개입을 요청하면 운전자가 적절하게 자동차를 제어해야 하며, 그에 따른 책임도 운전자가 가지게 된다. 레벨4는 고도자동화(High Automation)로 주행에 대한 핵심제어, 주행환경 모니터링 및 비상시의 대처 등을 모두 시스템이 수행하지만 시스템이 전적으로 항상 제어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레벨5는 완전자동화(Full Automation) 단계로 모든 도로조건과 환경에서 시스템이 항상 주행을 담당하게 된다.
과연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하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첫 번째가 운전자의 실수로 비롯된 교통사고를 줄이는데 있을 것이다. 졸음운전이나 운전 중 동승자와의 대화나 핸드폰의 조작, 노령화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에 따른 시스템 오작동으로 많은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두 번째로는 시간의 절약과 에너지 절약을 들 수 있다. 주차 장소를 찾아 주고 도로 주행 시 연료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주행속도와 교통관리 자료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러 가지의 단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다수(약 80%이상) 자동차가 자율주행으로 운행하다가 사고가 났을 때 누구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법적인 문제가 모호하다. 그리고 자율주행자동차는 GPS 기반과 인공지능의 딥러닝으로 주행하지만 컴퓨터 기반으로 운행하기에 해킹으로부터 항상 자유로울 수는 없다. 최근의 자동차 급발진 사고와 같이 반도체 센서나 기계적 시스템의 오작동 등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미래의 자율주행자동차가 현재의 레벨3 수준을 넘어 레벨4나 최종적으로 레벨5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신호등과 같은 외부환경이나 자동차의 하드웨어적인 측면을 넘어 교통사고 등 위급 상황에 대한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할 것이다. 향후 10년 안에 IT를 비롯한 기계, 전기전자를 바탕으로 한 융합기술 집약으로 이러한 기술적인 요인은 극복되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핸들이 없는 자동차,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 더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는 자율주행자동차를 타고 가족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