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방치 간절곶 드라마세트장 철거 하세월

2023-02-01     차형석 기자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드라마세트장이 임대차 계약 만료 이후 소송 등에 휘말려 몇년째 지역의 흉물로 방치되면서 대책 마련 목소리가 높다. 울주군의 연내 철거 방침 속 구체적 활용 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31일 오전에 찾은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드라마세트장.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고, 건물 앞에는 “관계자외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건물은 노후화돼 곳곳에 녹이 슬었고, 일부 외벽은 뜯겨져 나가 천으로 임시로 막아 놓은 모습이다.

이곳은 지난 2010년 MBC 주말드라마 ‘욕망의 불꽃’ 촬영을 위해 울주군이 원전지원금 30억원을 들여 가설건축물로 건립했다. 건립 이후 ‘욕망의 불꽃’을 비롯해 ‘메이퀸’ ‘한반도’ 등 인기 주말드라마와 영화 촬영 장소로 활용됐다. 이어 결혼사진 전문 스튜디오와 식당 등을 갖춘 ‘드라마 하우스’로 운영된 뒤 이후 카페, 코스튬 스튜디오 등으로 민간업체에 임대돼 운영돼왔다.

하지만 적자 운영 등으로 운영 주체가 수시로 바뀌었고, 임차인이 계약을 중도포기 하는 사례도 빈발했다. 마지막으로 운영한 업체와는 계약 갱신 문제를 놓고 법적 소송 분쟁에 휘말려 2021년 9월 계약기간 만료 이후 1년4개월째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울산의 대표적 명소이자 관광지인 간절곶의 ‘옥에 티’와 같은 존재다.

이에 지역주민들과 상인들은 하루 빨리 활용 방안을 찾아 새롭게 탈바꿈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임 군수 시절 울주군은 이 곳을 치유와 명상 등을 할 수 있는 ‘마음챙김센터’로 조성하려 했으나, 군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군은 올해 안 철거 방침은 세웠으나 예산 문제 등으로 시기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전국적으로도 찾기 힘든 독특한 건물 등 간절곶의 명소로 만들기 위해 리모델링을 통한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으나, 건물 노후화 등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군이 추진하고 있는 서생 해양관광단지 조성과 연계해 활용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통한 활용 방안은 건물이 워낙 낙후된데다 안전성 문제로 어렵다”며 “빠른 시일 내에 서생 해양관광단지 조성과 연계한 활용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