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울산 조선 일자리 만들 소프트웨어 강소기업 키운다

2023-02-01     이춘봉
울산시가 조선업 재도약 지원을 위해 하이브리드 선박의 에너지 관리·제어 시스템 개발에 팔을 걷는다. 시는 높은 연봉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조선업 분야 소프트웨어 강소기업을 집중 육성해 청년 인구의 유출도 방지한다는 전략이다.

31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역 기업 및 연구기관 등과 연계하는 ‘하이브리드 추진 선박 에너지 통합 모듈 시스템 개발 및 검증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선박은 크게 엔진부와 제어부, 추진부 등으로 구성되는데 엔진부와 추진부는 이미 기존 대기업이 자리를 확고히 잡고 있어 틈새가 그리 크지 않다. 이에 시는 제어부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하이브리드 추진 선박의 에너지 시스템 통합 설계와 제어 시스템의 연계 운용 기술을 개발하고 에너지 관리 시스템과 제어 로직을 개발한다. 에너지 관리 시스템의 신뢰성 검증 기술도 개발한다.

시는 어떤 연료를 사용하더라도 에너지 시스템은 필수적인 분야라는 점에 착안했다. 이미 국내 최초의 전기 추진 선박인 울산태화호 개발을 통해 LNG 중심의 에너지 통합 모듈 시스템은 확보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LPG, 암모니아, 에탄올 등 다양한 에너지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어떤 작동 형태에서 최적의 운항이 가능한지를 지원하는 에너지 관리·제어 시스템 확보도 추진한다. 시는 관련 기술을 확보할 경우 다양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분야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 3’가 관여하지는 않지만 조선업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필수인 분야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관련 기술을 중소기업이 확보할 경우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윈-윈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박의 규모와 무관하게 에너지 및 제어 시스템은 필수적으로 들어가는데, 소프트웨어의 단가가 선박 규모와 상관없이 대동소이해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시는 관련 기술을 확보하면 대기업 진출이 제한되는 2000t급 이하 선박을 중심으로 집중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선박 발주 척수가 제한된 대기업과 달리 2000t급 이하는 발주 척수가 많아 먹거리 확보에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해양수산부가 탈탄소화를 위해 향후 발주하는 공공 선박에 친환경 선박을 보급토록 하는 등 수요도 갈수록 늘고 있다.

시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고연봉 소프트웨어 업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경우 청년층의 탈울산 방지는 물론 인구 유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은 울산태화호라는 에너지 통합 모듈 시스템을 이미 갖고 있어 고도화에 유리한 입장”이라며 “하이브리드 추진 선박 에너지 통합 모듈 시스템 개발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