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그래도 봄은 온다
2월이다. 겨울의 끝자락에 접어들었지만, 지난 밤(1일) 다시 내륙을 중심으로 한파특보가 발표되면서 전국의 아침이 영하의 기온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영하 10℃ 안팎을 밑도는 강력한 한파는 아니더라도 최근 평년보다 5℃에서 10℃ 가까이 다시 기온이 올랐던 터라, 급변한 기온에 체감추위는 더 매섭다. 느껴지는 공기에서는 영락없는 겨울이지만, 눈부신 태양 빛만큼은 봄빛이 스며들고 있다. 오는 4일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24절기가 처음 시작되는 절기 입춘(立春)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고 해서 대문이나 문설주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과 같은 글귀를 써 붙이고, 한 해의 복을 기원한다. 하지만 ‘봄의 시작이 언제인가’는 여러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일반적인 계절구분에 따르면 3~5월이 봄이기 때문에 3월1일을 봄의 시작으로 보지만, 24절기에 따른 봄의 시작은 입춘인 2월4일경을, 천문학적으로는 춘분(3월20일경)을 봄의 시작이라고 본다. 또한 기상학에서는 일평균 기온이 5℃ 이상으로 올라가는 때를 봄의 시작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여름이나 겨울을 마냥 기다리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참 많다. 봄이 주는 포근함과 설렘 등 긍정적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만약, 봄이 날짜를 딱 정해서 찾아온다면 어떨까? 기상청에서 ‘봄이 빨리 찾아왔다’고 할 때의 기준은 겨울의 마지막 달인 2월의 하루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때를 말한다. 계절의 구분선이 명확하지 않은 날씨 특성상, 2월 하순에도 기온 변동폭이 클 것으로 보여 봄이 올 듯 말 듯 포근했다가 다시 춥기도 하겠다.
들쑥날쑥한 기온 탓에 봄을 기다리는 설렘이 더욱 짙어지는 2월이다. 아직까지도 겨울철을 주도했던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쉼 없이 찬공기를 내뿜고 있다. 기상청은 2월까지도 찬공기가 주기적으로 확장하면서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층의 계절이 완연한 봄을 맞은 때에 비로소 지상은 화사한 봄꽃이 만개해 천지를 이룰 테고, 사람들의 마음까지 봄빛으로 물들겠다. 분명 이렇게 봄은 꼭 온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