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중성화사업 ‘혈세 낭비’ 논란

2023-02-06     신동섭 기자
길고양이 관련 민원 해소와 개체수 조절 등 해법으로 추진되고 있는 길고양이 중성화사업(TNR)이 제대로 된 실태조사 없이 정량적 목표치 달성에 급급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5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의 TNR 예산은 국·시·구비 포함 지난 2021년 1억5560여만원에서 2022년 4억200만원으로 158.23%나 증액됐다. 올해도 4억500만원이 편성됐고, 이후 사업 추진 경과에 따라 추가 예산이 반영될 수 있다.

지역 지자체는 TNR로 2021년 1505마리, 2022년 2221마리의 길고양이를 중성화시켰고 2023년 2025마리 중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 소음민원 해소 등을 이유로 TNR 사업 예산을 지속 증액하고 있지만 사업의 효과 및 타당성을 입증할 자료는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울산의 TNR 사업이 올해 10년 차에 접어들지만 그동안 길고양이 개체 수 변화 및 서식처 현황 등에 대한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또 농림축산식품부가 울산을 포함한 전국 지자체의 특정 포인트에서 길고양이 개체수 변화에 대해 조사하고 있지만, 실시간 조사 및 영역 싸움, 외부 유입 통제 등 독립·종속 변수들을 통제할 수 없어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성공사례로 내세운 지난 2020년 서울시 TNR 사업 서식현황 보고서에서도 중성화율이 10~20%대에 불과해 국내 TNR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중성화수술 사업 정책결정 과정에서 전문가인 수의사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목소리 큰 일부 단체들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제대로 된 사업 진행을 위해선 객관적 데이터 입증을 위해 정밀한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