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적립액보다 부족한 재난관리기금

2023-02-08     박재권 기자
지진, 위험물 유출 등 각종 재난사고의 위험을 가지고 있는 울산이 공공분야의 재난예방과 재난 긴급대응에 사용되는 재난관리기금 법정 적립액이 86%에 머무르고 있다. 기금 확보율이 100%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매년 정부로부터 재난관리 평가를 받을 때 일부 항목에서 감점을 받게 돼 시가 기금 적립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시에 따르면 지난 1997년부터 2023년까지 시가 확보해야 하는 재난관리기금 법정 적립액(확보 기준액)은 약 1885억원이다. 그러나 시는 현재 약 1626억원을 적립해 86%의 확보율을 보이고 있다.

재난관리기금은 공공분야 재난 예방활동, 방재시설의 보수·보강, 재난 긴급대응 및 응급복구 등에 사용된다.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상 지방자치단체, 재난관리에 드는 비용에 충당하기 위해 매년 재난관리기금을 적립해야 한다고 규정돼있다. 최저적립액은 최근 3년간 보통세 수입 결산액 평균의 1%이다.

시는 지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시의 재정 상황이 좋지 못했고, 월드컵과 전국체전 등을 잇따라 개최하며 사회기반시설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 기금 적립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시는 매년 기금 적립에 나섰지만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기금을 적립하지 못했다.

올해는 상황이 나아져 31억원의 적립액을 확보한 상황이다.

당초 시는 오는 2025년까지 재난관리기금 100% 확보를 목표로 잡았지만 예산 편성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이마저도 지연될 전망이다.

기금 확보율이 100%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매년 정부로부터 재난관리 평가를 받을 때 일부 항목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충분한 기금을 확보해두더라도 상황 발생 시 기금 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실제 감점되는 부분은 미미하고 감점을 고려해 재난이나 기금 투입 상황 시 안전이 최우선적이기 때문에 사용을 주저하지는 않는다”며 “현재 확보율이 못 미치는 건 과거 상황이 누적된 것일 뿐 이후부터는 꾸준히 적립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