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장지 유골위치 찾기 어려워 활성화 난항
울산하늘공원 자연장지에 유골을 안장할 경우 유골의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워 자연장 활성화의 걸림돌이 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봉안당인 추모의집이 포화 상태에 도달하는 만큼 자연장지의 이용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울산시설공단과 하늘공원보삼에 따르면 하늘공원 자연장지는 잔디장과 수목장으로 구분돼 운영 중이다. 잔디장은 2013년부터, 수목장은 2017년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하늘공원 자연장지에는 총 6만500위를 안장할 수 있다. 지난 1월 말 현재 잔디장에는 5103위, 수목장에는 444위가 안장돼 있다. 안장률은 9.2% 수준에 그친다.
이는 봉안당인 추모의집 안치율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하늘공원 추모의집은 2만846위 가운데 1만8171위를 봉안해 안치율이 87.2%에 달한다. 이에 울산시는 제2 추모의집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장지 이용률이 낮은 이유는 안장한 유골의 위치를 정확히 찾기 어렵다는 점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연장지 이용을 상담한 뒤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추모의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수목장의 경우 나무 한 그루 주변에 여러 유골을 봉안한 뒤 나무에 명패를 부착해 위치를 특정하는 게 가능하다.
반면 잔디장은 지름 20㎝ 이내 규모로 바닥을 파내 구멍 속에 유골을 안장한 뒤 별도의 표식 없이 잔디를 덮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유골이 안장된 간격이 15㎝에 불과하다 보니 잔디가 뒤덮이면 안장한 위치를 정확히 찾기 어렵다는 문제가 생긴다.
울산시설공단에서는 잔디장지 앞에 공동 표지석을 설치해 명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지만 유골이 정확히 어디에 묻혀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결국 시일이 지날수록 유골이 안장된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워져 이용률 제고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된 민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골이 안장된 위치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별도의 표석이나 명패 등을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자연장지 이용이 활성화될 경우 추모의집 이용은 감소할 수 있어 예산 절감 효과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설공단 관계자는 “처음 개원했을 때보다 자연장지 이용률이 높아지는 등 시민 의식이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라며 “안장된 유골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키오스크 설치도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