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전란의 현장 213곳 발품 팔아 한권으로”
“예로부터 武(무)의 도시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공업도시로 성장한 울산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송철호(문학박사) 울산 남구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은 8일 지난해 펴낸 울산연구원 울산학연구센터의 교양서 <울산의 전란 이야기>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송 소장은 이 책을 쓰기 위해 검단리 유적부터 옥현 유적, 방기리·천상리 유적, 화산리산성·함월산성, 울산왜성 등 선사시대부터 고대·임진왜란·빨치산 활동 시기까지 울산지역 전란의 현장 213곳을 돌아다녔다.
송 소장은 문헌을 찾아 쉽게 해석해 책을 펴낼 수도 있었지만, 수많은 문헌 중에서 독특한 것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에 그는 직접 현장을 찾아 살피며 기존 문헌과 비교해 자신의 방식으로 글을 적었다. 비교 문헌도 가능한 조선왕조실록과 고려사를 바탕으로 했다.
송 소장은 “전란에 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은 많다. 책도 많이 나와 있지만, 임진왜란에 치우쳐 있고, 한가지 해석으로만 일관됐다”며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실이 나올 수도 있는데 기존 문헌에 답습하는 경향이 있어 새롭게 발굴하고자 하는 생각에 발품을 팔았다”고 말했다.
특히 박상진처럼 널리 알려진 인물뿐만 아니라 울산지역 독립운동에서 잊혀져서는 안 될 인물에 대한 기록도 남겼다. 무려 차영철, 김순곤, 김의현, 신광재, 손진인, 손후익, 김선일 등 76명에 달한다.
송 소장은 “독립운동을 펼친 인물들은 자손도 핍박받아 역사에서 잊혀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 울산은 없었다”며 “학자로서 앞으로도 이들이 잊히지 않게 더 많은 인물을 찾아 알릴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송 소장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울산이 문화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반구대 암각화와 수많은 침략을 막아온 산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무의 도시 울산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학자로서 무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지역 정체성을 찾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