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신복로터리 평면화 작업 득실은?

2023-02-09     이춘봉

울산시가 신복로터리를 시작으로 지역 주요 로터리의 평면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신복로터리 한가운데 제2 공업탑이라는 상징물이 있어 신호 체계가 복잡하고 사고가 잦은 만큼 이를 제거하고 일반 오거리로 전환한다는 계획인데, 득실이 뚜렷해 시민 의견수렴이 필요할 전망이다.

8일 시에 따르면, 시는 신복로터리를 평면 교차로로 전환할 경우 보행 편의가 크게 개선되고 교통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의 교통체계 개선안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제2 공업탑이 위치한 교통섬을 없애고 로터리를 평면화해 차량이 기존 교통섬을 가로지르는 체계로 변경할 경우 시민들의 보행 편의가 극대화된다.

시는 실측을 통해 신복로터리에 설치된 횡단보도 총 6곳을 거쳐 원점으로 돌아오는 1300m 구간의 경로를 계산한 결과 신호 대기 시간을 포함해 27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신복로터리 교통체계 개선안에 따른 
접근로별 대기행렬 분석
접근로 대기행렬 길이(m) 증감
  현황 개선안  
울산고속도로  71.9 123.0 +51.1 
대학로 268.9 190.7 -78.2 
남부순환도로 385.2 237.6 -147.6 
삼호로 145.9 204.5 +58.6 
북부순환도로 303.1 455.4 +152.3 

하지만 로터리를 평면 교차로로 전환할 경우 이동 시간은 22% 수준으로 줄어든다. 일부 횡단보도는 교통섬 중앙부를 중심으로 최대 200m가량 떨어져 있지만, 평면화로 전환하면 로터리와 최대한 가까운 지점에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원점 회귀 거리는 297m로 줄어들고 불과 6분 만에 출발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

보행 편의가 극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인근 상권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교통섬을 따라 회전하며 차선을 변경하는 대신, 기존 차로에서 직진이나 좌회전 신호를 따라 이동하는 만큼 접촉 사고 역시 일반 사거리 교차로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신복로터리 평면화는 교통난 해소 측면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구간의 정체가 심화되는 등 전반적인 정체도는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의 시나리오에서 현재 평균 지체도는 대당 92.5초 수준이다. 평면 교차로로 전환할 경우 93.4초로 0.9초가 증가한다. 서비스 수준은 여전히 E등급으로 남게 된다.

교차로 통과를 위한 대기 행렬은 진입 도로의 위치에 따라 상이하다.

울산고속도로 방면에서 접근할 경우 현재 대기 행렬의 길이는 71.9m다. 평면화로 전환하면 123m로 51.1㎜가 늘어난다. 삼호로 방면 역시 145.9m에서 204.5m로 58.6m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가장 정체가 심해지는 구간은 북부순환도로 방면이다. 대기 행렬의 길이는 현재 303.1m에서 455.4m로 152.3m나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학로 방면 진입 대기 행렬은 268.9m에서 190.7m로 78.2m, 남부순환도로 구간은 385.2m에서 237.6m로 147.6m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평면화 작업에 따른 일시적인 교통 체증 발생도 우려된다. 시는 공사 기간을 3개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데, 교통섬 외곽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차량 소통에 심각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옥동~농소도로 등 대체 도로가 개설되면서 신복로터리로 몰리던 교통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오는 10월 옥동~농소도로와 무거~웅상 도로를 연결하는 청량~옥동 도로가 개통되면 교통량이 더 줄어드는 만큼 지금이 신복로터리 평면화의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3월부터 5월까지 신복로터리 평면화 실시설계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평면화 전환 시 신호 패턴을 조절하면 대기 시간을 충분히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복로터리 평면화가 진행되면 제2 공업탑은 철거가 유력하다. 콘크리트 구조물로 건축돼 무게가 만만치 않고, 분해·조립을 거쳐 새로운 장소로 옮긴다고 해도 큰 실익이 없을 것으로 시는 판단하고 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