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트램 수소로 전환, 예타 문턱 넘는다

2023-02-13     이춘봉
기사와

울산시가 울산 도시철도(트램)의 수소트램 전환을 확정하는 등 경제성을 대폭 제고했다. 올 상반기 중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통과에 청신호가 켜진 가운데,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사업과 울산 트램을 연계할 경우 통과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8월 울산 트램 사업과 관련해 기재부와 1차 중간 점검회의를 연 뒤 경제성 제고에 주력했다. 당시 비용 대비 편익(B/C)은 0.8을 다소 밑도는 수준이었다.

시는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트램 차량 구동 형식을 전기 배터리에서 수소전지로 변경했다. 전기 배터리는 충전 시간이 30분 수준으로 오래 걸리고 운행 거리도 30㎞가량에 불과하다. 반면 수소전지는 1회 충전 시간이 10분대에 운행 거리는 200㎞에 달한다.

구동 형식 변경에 따라 충전 시간이 단축되고 운행 거리가 늘어나면서, 충전 시간에 대체 투입할 차량 대수가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했다.

시는 또 차량 운행 주기를 당초 5분에서 10분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타시도의 운행 주기가 8분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했는데, 이에 따라 투입 차량이 줄어들게 됐다. 결국 운행 차량을 기존 18편에서 8편으로 대폭 감소해 투입 비용을 낮출 수 있게 됐다.

차량 구동 형식을 변경함에 따라 차량 기지를 남구 무거동에서 수소 인프라가 구축된 태화강역 인근으로 이전하는 게 가능해졌다. 태화강역 일원은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어 사업비 저감에 효과가 있다.

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성 검토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차 중간 점검회의는 3~4월께로 예상 중인데, 시는 경제성이 1차 중간 점검회의 당시보다 크게 높아진 만큼 정책성 분석 등을 거쳐 상반기 중에 예타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램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10억원은 이미 확보했다. 시는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치고 2025년 착공해 2028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예타 통과 시기가 올 상반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변수는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의 예타 돌입 시점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사업의 사전 타당성 조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3일 기재부에 예타 대상 사업 선정을 신청했다. 빠르면 4~5월께 예타 돌입 여부가 결정된다.

만약 울산 트램의 예타 통과가 확정되기 전에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사업이 예타 대상 사업에 선정될 경우 울산 트램의 예타 결과 발표는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의 노선이 신복로터리를 거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울산 트램의 종착역이 신복로터리인 만큼 울산 트램과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가 같은 노선을 공유함에 따른 경제성 분석 결과를 재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울산 트램의 예타 통과 발표 시점은 다소 지연될 수 있지만, 이용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경제성이 높아져 예타 통과에는 더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