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연간 12만t 동박생산 핵심설비 확보

2023-02-14     석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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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주요 소재인 동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고려아연이 연간 최대 12만t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핵심 설비를 확보했다.

1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동박을 연간 12만t 생산할 수 있는 티타늄 드럼을 확보했다.

티타늄 드럼은 제박 공정의 핵심 설비로 동박의 폭과 길이 등을 결정한다. 또 티타늄 드럼은 주문 생산 방식이어서 동박 제조사들은 생산능력을 늘리기 전에 티타늄 드럼부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자회사 케이잼은 울산 온산제련소에 전해동박 생산공장을 지난 8월 준공, 올해부터 연간 1만3000t 규모의 동박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추가로 7356억원을 투자해 올해 1분기부터 1차 증설을 진행해 연간 3만t 체제를 갖추고, 2027년까지 2차 증설을 마무리해 연간 6만t 체제까지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티타늄 드럼 확보로 향후 증설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배터리 음극에 들어간다. 생김새는 주방에서 쓰는 은박지와 비슷하지만, 배터리의 가격과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소재다. 동박이 얇을수록 배터리는 가벼워지고, 넓고 길수록 배터리 수명과 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배터리 업계도 앞다퉈 고성능 동박 확보에 힘쓰고 있다.

또한 이차전지 공급 확대에 따라 동박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제조사 모두 몸집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SKC의 동박 제조 자회사 SK넥실리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말레이시아에 연간 5만t 규모의 동박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고, 2024년에 연간 5만t 규모의 폴란드에 동박 공장도 준공한다. 롯데케미칼이 인수한 일진머티리얼즈는 현재 국내와 말레이시아에서 연간 최대 6만t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데, 2027년까지 생산능력을 22만5000t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역시 규모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증산 속도를 더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동박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시장에 동박 생산기지를 세우는 방안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