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현도시산단 보상 지연…주민 피해 보상해야

2023-02-15     경상일보

울산시 중구 장현동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 중인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 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그 피해가 지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7일 300여 지주들로 구성된 장현첨단산업단지보상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보상을 촉구한데 이어 14일 중구의회는 임시회에서 ‘LH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 주민보상 절차 이행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지주들이나 구의회는 물론이고 지역사회도 지주들의 피해 최소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LH의 일방적인 사업계획 변경으로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장현도시첨단산단은 2015년 1월 국토교통부의 도시첨단산단 2차지구 공모에 선정돼 LH가 조성사업을 맡았다. 2021년에야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산업단지계획 승인고시 등의 절차를 거쳤고 지난해 7월 비로소 지주들에게 보상 착수를 공고했다. 오랜기간 농사를 짓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아쉬움에도 지주들은 서둘러 다른 지역에 농지를 얻거나 아예 농사를 포기하면서 보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LH는 지난해 말 장현산단 대상 토지 소유주들에게 올해 안에 착수하기로 한 보상협의가 불가능하다는 사업지연 안내 공문을 보냈다. 조성원가 상승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져 산업시설 용지가 팔리지 않고 기업유치도 어렵다는 것이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보류의 이유다.

장현첨단산업단지는 ‘산업도시 울산’에서 산업단지 하나 없는 기초지자체인 중구에 처음으로 조성되는 산단이다. 그런 만큼 중구주민들은 성공적인 산단 조성으로 일자리와 인구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미 승인이 난 산단 조성이 하릴없이 미뤄져 3년 이내 100분의 30이상, 5년 이내 100분의 50이상 토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국토부는 산단지정을 해제할 수도 있다. 사업이 미뤄지는 것만 해도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적잖은데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재산상의 피해까지 입히는 것은 공기업의 도리가 아니다. LH는 울산 중구 우정동 일대에 혁신도시 조성을 맡아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을 남겼다.

지주들은 “다른 농지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도 지급한 상황인데 보상이 지연되면 계약금을 날릴 수밖에 없고 이제 와서 올해 농사를 다시 시작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들에게 농사는 생계수단이다. 공기업이 농민들에게 일방적으로 고통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산단 조성을 미뤄서도 안되겠지만 미룰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지주들의 피해는 충분히 보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