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 잡아라’ 울산 입주·분양권 거래 살아났다
울산지역 부동산 경기침체 영향으로 싸늘하게 식어갔던 ‘입주·분양권’ 거래가 새해들어 눈에 띄게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 하락 전망이 우세해지자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물을 쏟아냈고, 매수자들은 ‘지금이 저점’이라는 판단에 입주·분양권 매입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에서 총 111개의 분양권·입주권 매매거래가 등록됐다.
작년 동월(34건)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으며, 월 거래량이 100건을 넘어선건 2021년 5월(234건) 이후 1년8개월만에 처음이다.
2015년 1만건에 육박하던 울산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는 지난해 513건까지 떨어지며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7년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 속에 작년까지 강력한 전매 제한 규제가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거래 열기가 싸늘하게 식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다.
지난해 8월 30건에 그쳤던 입주·분양권 거래량이 11월 68건에서 12월 85건, 1월 111건 등으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울산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 가운데 동구 지웰시티자이(61건)와 중구 번영로센트리지(28건)가 80%를 차지했다.
동구 지웰시티자이는 지난해 하반기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가 붙으면서 거래량이 폭증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2억원 가량의 웃돈을 줘야 매입할 수 있었지만, 최근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저렴한 매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올해 입주를 앞둔 중구 번영로센트리지 역시 지난해 연말부터 거래량이 늘기 시작했다. 아파트값 하락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입주·분양권을 내놓은 매도자들이 늘면서 매수열기가 뜨거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토부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84㎡ 기준으로 2년 전 8억4039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단지지만, 지난달에는 5억원 중반에도 거래가 이뤄졌다.
인근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연말부터 연초까지 ‘급급매’ 매물이 많았고, 가격이 내리면서 거래가 많이 진행됐다. 그러나 지금은 급급매 매물이 소진되면서 매수·매도자 모두 발길이 뜸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 입주 시기에 또다시 거래량이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분양권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면 얻는 권리다. 분양권을 가졌다고 해서 곧바로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쳐야 소유권을 갖게 된다. 입주권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조합원이 새집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