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잦은 청량IC, 안전시설물 보강 절실

2023-02-15     박재권 기자
울산 울주군 청량 IC 진출입로 구간의 최근 사망 사고는 인재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사고가 잦아 중앙분리대 역할을 하는 연석 보강 등 설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관할 당국이 시설 보강 등에 미온적이었다는 운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 9일 오후 2시7분께 청량IC에서 해운대 방면으로 향하는 램프 구간에서 25t 탱크로리와 트레일러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탱크로리 운전자 30대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당시 해당 운전자는 코너 중앙에 설치된 연석을 넘어 차선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충돌 후 트레일러와 탱크로리에 각각 실려 있던 액체 수지와 시멘트 분말 가루 등의 적재물이 도로로 유출됐다. 액체 수지는 위험물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자칫 지난 2017년 11월 창원터널 폭발사고와 같은 대형사고로 번질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해마다 청량 IC 인근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10~20건 가량 발생한다. 청량 IC 인근은 진출입로 간 거리가 짧고 코너 구간의 중앙 분리대 역할을 하는 연석도 낮아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청량 IC는 트레일러, 탱크로리 같은 대형 차량들이 이용하기에 연석으로는 사고 방지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청량 IC를 통해 출퇴근을 하는 최모(43·남구 선암동)씨는 “청량IC는 신항에서 오는 화물차들이 많다 보니 조심스럽게 운전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편에서도 차량들이 오는데 연석도 낮고 분리대 역할도 못해 제대로 된 안전시설물 보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19년 이후 표지판 설치, 도로에 세로 홈(그루밍 공법)을 내는 등 시설물 보강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속도 제한, 과속카메라 설치 등 운전자들의 감속을 유도했을 뿐, 연석을 높이거나 중앙 분리대 설치 등 실질적으로 사고 방지에 필요한 시설물 보강은 없었다.

한편 지난주 발생한 사고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하자 도로공사는 안전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장 조사 이후 보강할 사안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