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직업복합교육센터 설립, 직업계고 혁신의 계기 삼아야

2023-02-16     경상일보

울산에 직업복합교육센터가 설립된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3월에 착공해 내년 7월 개관할 예정이다. 울산공고 내 4층 연면적 3840㎡의 공간에 반도체, 인공지능, 2차전지, 그린모빌리티 등 실습실 5개와 직업계고 홍보관, 직업교육 미래관, 지원 시설 등이 갖춰진다. 마이스터교와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희소식이다.

하지만 직업복합교육센터 건립만으로 직업계고의 문제점이 모두 해소되지는 않는다. 직업계고는 실무능력을 배양해서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곧바로 직업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이지만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취업률은 진학률 보다 낮다. 2021년 현재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28.6%에 불과한 반면 대학진학률은 45%이다. 취업 희망자 중 취업률도 55.4%에 그친다. 울산의 경우도 2021년 취업희망자가 974명으로 진학자·입대자·제외인정자 1102명 보다 적었고, 취업희망자 중 취업에 성공한 학생은 518명으로 취업률은 53.2%에 그쳤다. 특히 특성화고의 취업률이 낮다. 울산의 경우 마이스터고는 90.4%에 이르지만 특성화고는 21.0%로 나타났다.

이처럼 직업계고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데는 사회가 요구하는 기량을 갖춘 인력을 배출하지 못하거나 취업 경로가 한정돼 있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잉돼 있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울산시교육청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15일 직업계고 교감과 부장교사 50여 명을 대상으로 울산 직업교육 기본계획 설명회를 열었다. 이 설명회에서 울산시교육청은 △직업교육 혁신 교과 운영 지원 △학생 취업 역량 강화 △직업계고 여건 개선 및 교육활동 지원 등을 통해 직업계 고교의 교육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직업계고의 혁신에 대한 요구가 터져 나온 지는 벌써 오래 됐다. 전문가들은 직업교육을 전문화하고 학교유형을 독일처럼 세분화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울산시교육청 차원에서 이 같은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오는 7월 문을 여는 직업교육복합센터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직업교육복합센터를 통해 4차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지향적 기술을 습득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돼서 유연성이 떨어지는 공교육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육성이 가능해지면 직업계고 학생들이 대학진학을 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직업계고의 혁신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