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예술의 씨앗, 문화예술교육
작품을 창작하는 예술인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문화예술교육’ 분야 또한 등한시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어찌 보면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것이 예술가들의 좋은 밥벌이 도구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문화예술교육 종사자들이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작품 활동을 해야 하는 예술가들을 단순한 예술강사로 소모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의 확대가 예술가들의 삶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
울산에서 예술인이자 문화예술교육자로 활동하면서 자주 되새기는 두 가지의 지향점이 있다. 첫째는 어린 시절부터 체득해 습관화된 예술, 두 번째는 올바르고 깊이 있는 아마추어 예술가 문화이다. 삶의 저변에 예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내재되어 있어야 하며, 그로부터 비롯된 건강한 문화로 누려져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와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록 예술활동의 환경도 나아진다. 이러한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이들이 전문 예술인들인 만큼 좀 더 책임감을 갖고 다양한 현장에서 활발하게 교육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개인적인 바람은 예술교육이 공교육 현장에서 더욱 확대되는 것이다. 현재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매년 운영하는 ‘학교 문화예술교육’이 그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 예술강사 지원, 예술 꽃 씨앗학교 지원, 주제 중심의 ‘예술로’ 사업 등이 대표적인 공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예술교육지원 내용이다. 내부적으로 강사비나 시수문제 등 개선이 필요한 과제들도 있지만, 그런 문제들은 차치하고 공교육 현장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은 확대돼야 마땅하다.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작품을 만들고, 작품을 발표하는 예술적 경험은 훗날 어디서 무엇을 하든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소중한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프랑스에는 매년 6월21일이면 누구나 어디든 달려 나와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 축제 ‘페테 드 라 무지크(Fete de la Musique)’가 있다.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난 이유가 바로 ‘누구나, 어디든’에 있으며, 그 배경은 공공재로의 가치를 인정한 예술 교육의 확대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 울산이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됐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그 가치를 최대한 발휘하려면 시민들이 오롯이 받아들이고 함께 즐기는 것이 중요한데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동시에 하게 됐다. ‘교육’이라는 것의 특성상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는 미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회가 더 풍부하고 깊이 있게 성장하려면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씨앗을 끊임없이 심어야만 한다. 내면을 사유하고 성찰하는 예술의 과정이 인간의 본능인만큼 꾸준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울산에서도 머지않아 예술을 누구나, 어디서나 향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지영 울산젊은사진가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