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봄을 맞이하는 자세

2023-02-16     경상일보

아직 3월의 봄은 열흘 넘게 남았지만, 절기상의 봄은 이미 한달 전인 입춘(2월 4일경)부터 시작되었다. 세상을 바꾸는 색깔의 마술사 봄, 언 땅 위로 힘차게 솟는 새싹이 대지를 파릇파릇 초록빛으로 물들게 만들고, 봄꽃을 흐드러지게 피운다.

그러다가 꽃샘추위를 한차례 몰고 와 호된 추위를 선사하다가도 계절을 두 달이나 앞서 온몸에 땀을 송골송골 맺히게 한다. 그리고 강한 바람으로 봄기운을 몰고 왔다가, 다시 사라지기를 수차례…. 이런 봄의 변덕스러움 때문에 우리는 변덕스런 사람을 쉽게 봄에 비유하고는 한다. 3~4일 간격으로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봄이 하늘빛을 다르게 한다.

꽃샘추위는 겨울철 내내 우리나라를 지배하던 시베리아 기단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기온이 상승하다가 갑자기 이 기단이 일시적으로 강화되면서 이상 저온현상이 발생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우리나라 봄철에만 나타난다. 사람들은 대개 2월말부터 4월중순까지 꽃샘추위를 느낀다. 봄꽃의 개화기인 4월 초순에서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개화시기를 늦추기도 하고 농작물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꽃샘추위는 시베리아 고기압 및 지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서해안과 동해안, 도서지역의 발생시기가 각각 다르다. 지역에 따라 기간도 달리 나타나는데, 최근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생일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봄과 겨울의 밀당(밀고 당기기)으로 완연한 봄은 아직 찾아오지 않고 있다. 3월 봄이 와도 주기적으로 확장하는 찬공기의 영향으로 춥겠다. 영하 10℃를 넘나드는 한겨울 추위는 아니지만, 들뜬 마음에 얇아진 옷차림과 하루하루 혹은 하루 내에도 수시로 변하는 기온 탓에 체감추위는 더 크겠다. 시간대별로 변화하는 기온에 맞춰 적정한 옷차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기온이 4℃ 이하로 떨어질 때는 패딩과 두꺼운 코트, 기모 제품 등을 입고, 5~8℃는 코트와 가죽재킷, 히트텍과 니트, 레깅스가 어울린다. 9~11℃는 재킷과 트렌치코트, 야상, 니트, 청바지, 스타킹이 좋고, 12~16℃는 재킷과 카디건, 야상과 스타킹, 청바지, 면바지 등의 옷차림이 적당하겠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