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지방의회와 의원은 왜 필요할까?

2023-02-17     경상일보

울산 남구의회는 지난 14일 8일간의 올해 첫 임시회를 폐회했다. 첫 임시회에서 집행부의 2023년 주요업무를 보고받고 5건의 조례안을 심의 가결했다. 첫 임시회를 시작으로 남구의회는 올 한 해 7회에 걸친 임시회와 2회의 정례회를 공식일정으로 2022년 결산 승인, 행정사무감사, 2024년 본 예산안과 세 차례의 추경을 비롯해 매 회기마다 다양한 조례안 등의 안건 심의를 98일 동안 연이어 진행한다.

지방의회는 의결기관이자 입법·감시기관으로서 지위를 가진다. 모두 주민들이 낸 세금을 어떤 사업으로 주민들에게 혜택을 제공할지, 제대로 썼는지 등을 확인하고, 잘 쓸 수 있도록 감시하는 일이다.

하지만 지방의회에 소속된 의원의 역할은 의회 안에서의 활동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주민에 의해 선출된 만큼, 가장 중요한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지역과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서 함께 호흡하며 직접 그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뛰는 것이 결국 의원 본연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흔히 정치인을 고압적인 자세로 사리사욕만 챙기고 거드름 피우는 이미지로 묘사되고, 일부 주민들 역시 ‘과연 지방의회와 의원이 필요할까?’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가까이서 관찰해보면 의원 개개인은 주민과 지역을 위해 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쉴 틈 없이 의정활동과 역량개발, 자기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대의제 민주주의에 따라 주민의 대표로 선출되었지만 주민들의 머슴을 자처하는 모습은 의원들의 역할을 정확히 말해준다. 물론 주민의 평가가 다음 지방선거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겠지만, 선거의 승패보다는 주민들이 달아준 의원이라는 배지의 무게를 느끼며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설 것이다.

민선 8기가 시작되고 짧은 시간이지만 선출직 의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런 마음을 행동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누구보다 낮은 자세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권익 증진, 편의도모 등을 위해 뛰어다녔다.

또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목소리에 귀 기울였고, 민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한걸음에 현장을 방문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행정의 부족함이나 잘못이 있었다면 이를 지적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방향도 제시했다. 직접 구의원으로 뛰어다니며 생활 속에서 작지만 주민들이 원하는 부분을 만들어 나가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해결하면서 지역이 한걸음씩 발전해 나아가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더 많은 주민을 위해 정말 제대로 일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하루하루 더 쌓여가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이는 함께하고 있는 동료의원들을 비롯해 모든 지방의원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처럼 주민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작은 일들을 정책으로 마련해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만들고,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을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이 바로 지방의원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 더 많은 혜택을 주민에게 제공하는 것이 지방의회가 존립해야하는 이유일 것이다.

결국, 지방의회와 광역·기초의원들은 좀 더 자유롭고 성숙한 지방자치를 만들어 가면서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초석이라 생각한다. 중앙정부로부터 시작되는 정책의 큰 대동맥을 지방정부까지 연결하는 모세혈관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의회 안팎으로 크고 작은 정당 간의 대립, 집행부와의 충돌 그리고 주민들과의 관계 등이 얽히고설켜 이어지는 핏줄은 여러 방향으로 흘러 결국 주민들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적지에서 만나게 된다. 지역 주민들과 밀착해 주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힘든 것이 어떤 것인지,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더해주길 바라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가장 정답에 가까운 해답을 찾기 위해 지역 의원들은 오늘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대영 울산남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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