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억 몰린 HD현대 회사채 발행 대박

2023-02-17     석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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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가 회사채 발행에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6000억원 이상의 주문을 받았다. 애초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12배가 넘는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두 배 가량으로 늘릴 방침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6010억원에 달하는 주문을 받았다. 모집금액 200억원인 2년물(2년 만기)에 3390억원, 모집금액 300억원인 3년물에 2620억원의 주문이 각각 들어왔다. 신고금액 대비 2년물은 16.95배, 3년물은 8.73배에 달한다.

HD현대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오는 5월과 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사모 사채와 단기 차입금을 상환할 방침이다.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회사채 발행 규모를 10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년물 300억원, 3년물 700억원이 유력하다.

HD현대는 주력인 조선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제뉴인 등이 높은 실적을 내며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액 60조원을 돌파(60조8497억원)했다. 영업이익은 226.7% 늘어난 3조38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주력인 조선산업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조선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4분기에도 1171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두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이 모두 매출 외형을 키웠다.

현대오일뱅크는 어려울 때 효자노릇을 했다.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이 68% 늘어난 34조955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55.1% 늘어난 2조789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호실적을 낸 가운데 한국기업평가가 최근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며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까지 3사가 모두 HD현대에 신용등급 A등급을 부여하게 됐다. 이번 수요예측을 통해 HD현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다시 한 번 입증됐다는 평이 나온다.

HD현대 관계자는 “조선과 정유, 건설기계 등 주력사업의 시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된다”며 “수익성을 제고하는 영업전략과 시장을 선도하는 친환경기술 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HD현대의 회사채 발행금리는 발행일 전날인 22일 기준으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