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교육감 보궐선거를 바라보는 우려섞인 시각
지난해 12월8일 고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치러지게 되는 4·5 울산교육감 보궐선거가 45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까지 울산교육감 보궐선거에는 보수 성향의 김주홍·이성걸 예비후보와 진보 성향의 구광렬·천창수 예비후보 등 4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현재 4파전 구도가 20여일 남은 본 후보등록까지 이어질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보선은 그 어느때보다 진영 간 대결 구도가 뚜렷하고, 이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진보진영은 고 노 교육감이 이루어놓은 업적을 계승하고 시작·계획해놓은 정책을 이어가겠다며 교육감직 사수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있고, 보수진영은 이념 편향 인권 교육 등 학교현장의 일부 잘못된 교육 정책을 바로잡겠다며 5년만의 탈환을 외치고 있다. 본 후보 등록을 전후해 진영 간 후보 단일화, 후보 사퇴 등의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이번 울산교육감 보선은 크게 보수 대 진보, ‘친 노옥희 대 반 노옥희’ 구도 모양새다.
이러한 큰 구도 속에 4명의 후보 모두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후보 단일화 등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시민들과 교육가족들은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보수와 진보, ‘친 노옥희’와 ‘반 노옥희’ 구도로 치열하게 선거가 치러지고 나면 누가 당선 되더라도 후유증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데 있다.
실제 양자 구도로 치러진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고 노 교육감은 55%를, 낙선한 김주홍 후보는 45%를 각각 득표해 교육에서도 울산 민심은 반으로 나뉘었다. 선거 이후 고 노 교육감은 연임에는 성공했으나, 울산시와 울산시의회 등 지방정부·의회 권력이 국민의힘으로 대부분 바뀜에 따라 정책 추진 등에 있어 마찰을 빚어 왔다. 논란 끝에 결국 무산됐던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 추진건이 대표적 사례다.
진보 성향 후보가 당선될 경우 울산시, 시의회와 각종 정책 등을 놓고 갈등이 또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보수 성향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갈등과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주홍·이성걸 후보는 최근 이구동성으로 “포괄적 성교육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두 후보 중에 누가 당선되더라도 고 노 교육감이 도입 시행하고 있는 포괄적 성교육과 노동인권교육의 폐지 또는 대대적인 손질은 불가피해 이 경우 전교조 등 진보 교육단체 등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수장 공백으로 흔들리고 있는 시점에 취임하게 되는 차기 울산교육감은 울산교육의 미래를 위한 비전 제시는 물론, 둘로 나뉜 울산교육가족 등 민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선거 이후 상대 지지층도 끌어안을 수 있도록 포용력을 갖춘 통합 리더십이 절실해 보인다.
차형석 사회부 차장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