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미달 속출
2023-02-22 전상헌 기자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모집정원이 있는 50개 대학병원 중 정원을 다 채운 곳은 서울대병원이 유일했다.
또 울산대학교병원과 순천향대서울병원, 아주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4곳도 모집정원 확보율 50%를 넘겨 선전했다. 50개 대학병원 중 76%에 해당하는 나머지 38개 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가 0명이다.
전체 소아청소년과 모집정원 확보율은 20%에 불과했다. 이는 2021년 36%, 지난해 22%보다 더욱 하락한 것이며 올해 상반기 전체 과목 확보율 84%의 4분의 1 수준이다.
울산대병원은 전공의 모집정원 확보율 50%를 넘기며 사정이 나아졌지만, 젊은 의사가 기하급수적으로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며 대학병원의 진료 중단 사태는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 실제 10여 명의 소아청소년과 교수진이 있지만, 수년째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한 전공의가 없어 4년 차 전공의 2명으로만 유지했다. 이마저도 올해 이들이 전문의를 취득하면서 입원 환자를 줄이고,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교수진이 교대로 대처한다는 방침도 세운 상태다.
이와 함께 최근 마감한 올해 상반기 전공의 상급년차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도 이변은 없었다. 15개 수련기관에서 134명을 모집했지만, 가톨릭중앙의료원만 1명이 지원했다. 울산대병원도 2~4년 차 총 6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나영호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회장은 “애초부터 큰 기대는 없었지만, 지원율이 저조한 결과를 보면 씁쓸하다”며 “소아청소년과 전체 의사 수를 보면 충분할 수 있지만, 중증질환 진료가 이뤄지는 상급종합병원은 전문의와 전공의 모두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영석 의원도 “필수 의료 문제는 전체 의료체계와 직결되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의대 정원 증원과 같은 인력 확충과 필수진료 과목에 수가 정책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