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몰리며 대학가 원룸 품귀현상
공공요금 인상·고물가 여파 속에 직장인들도 대학가로 모여들며 개강을 앞두고 원룸 품귀 현상이 일고 있다. 대학가 월세 가격도 함께 껑충 뛰면서 학생들 사이 셰어하우스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공요금 인상과 물가 인상에 울산지역 대학가 월세 가격도 훌쩍 뛰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평균 27만~30만원 선이던 월세가 올해는 35만~40만원 선까지 급등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직장인들이 대학가 원룸으로 다수 모여들면서 올해 개강 시즌에는 원룸 매물이 더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무거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A씨는 “대학생들은 개강시즌에 맞춰서 원룸 수요가 높아지는데 지난해 공공요금을 인상하면서 대학가 원룸촌을 찾는 직장인들 문의가 계속 들어왔다”며 “한번 들어온 직장인들은 계속 사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번 개강 시즌에서 좋은 방 매물은 상대적으로 이미 부족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대학가 원룸을 구해 삼산동으로 출퇴근을 하는 김모(34)씨는 “차가 있으니 고정 지출인 월세라도 아껴볼려고 대학가로 왔다”며 “월세 가격도 다 올랐다지만 그래도 대학가는 대학가여서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개강을 앞둔 울산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오늘까지 3일 넘게 돌아다녔는데 원룸 매물 진짜 하나도 없다’ ‘학교에서 거리가 좀 있는 곳까지 전멸이여서 개강 앞두고 막막하다’며 원룸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의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이런 와중 ‘셰어하우스’와 투룸에서 월세를 반반 부담하면서 사는 ‘룸메이트’를 구하는 형태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가 한 셰어하우스 관계자는 “셰어하우스에서 밥이나 김치 등 기본 식사를 제공하는데 최근 외식물가도 올라서 그런지 학생들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당초 셰어하우스는 큰 인기가 없었는데 조금이라도 싸고 돈을 아낄 수 있는 곳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울산대학교 3학년 재학생인 신모(23)씨는 “집을 못 구해서 급하게 투룸에 사는 친구와 월세를 반씩 부담하면서 살기로 했다”며 “최근 난방비랑 가스비도 올라서 매달 내야하는 금액이 부담인데 절반만 부담하니깐 오히려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