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청년이 다시 찾는 희망찬 미래도시 울산을 기대하며
2022년 울산교육청에서 제공한 최근 3년간 전국 시도별 고교대학 진학률 자료에 따르면, 울산의 대학 진학률은 경북(2020년 88.9%, 2021년 90.1%) 다음으로 2위(2020년 88.7%, 2021년 90%)였다. 2022 대입 기준으로는 86.7%로 경북(90.8%), 전남(87.5%), 광주(87.2%) 다음으로 높다. 이러한 울산의 대학진학률은 같은 기간 서울(65%), 경기(74%), 전국 평균(78%)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이는 울산에 학자금 지원이 되는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많고 학부모의 소득 수준이 높은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역 고등학생들의 학구열과 학업성취도 수준이 높아 대학진학률이 높은 경우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겠지만, 학생 개개인의 적성이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단순히 부모님의 기업에서 학자금 지원이 나오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진로와 적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진학한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전공을 살린 취업이 어렵게 되고, 이는 결국 대학학위나 전공과는 관련 없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대졸 청년들이 울산을 떠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5년간 울산지역 고교생의 타 시·도 대학 진학 비율은 2019년 65.8%, 2018년 66.4%, 2017년 67.2%, 2016년 68.5%, 2015년 68.3%에 달한다. 대학에 진학하는 울산지역 고교생의 70%가 매년 대학진학을 위해 타 시·도로 전출하고 있는 것이다.
2021년 8월 울산상공회의소 울산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발표한 ‘울산지역 청년층 유출 방지를 위한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 소재 주요대학이 울산대학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과학대학교, 한국폴리텍대학 등에 불과해 그 숫자가 적고 학과도 산업도시 특성에 따라 기계·화학 등 공학계열 위주로만 구성됐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고교생의 경우 타 지역 소재 대학을 희망하는 이유 중 ‘원하는 학과가 있어서’의 응답률이 28.7%로 가장 높아 다양한 적성과 흥미에 맞춘 울산지역 대학의 학과 수가 부족한 것이 예비 대학생이 이탈하는 주된 이유로 나타났다. 반면, 인근의 부산이나 경북 지역 대학들은 디자인, IT, 1인 미디어, 실내인테리어, 장례행정 등 다양한 적성과 흥미를 고려한 학과의 개설로 발 빠르게 울산지역 학생들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역의 청년 인구 유출은 지역소멸 위기의 주요 원인이다. 울산의 고령화 속도도 한층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수요자 중심의 청년 정책 활성화로 청년의 탈울산을 막을 진학 및 취업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진로 및 적성에 맞춘 진학기회와 취업기회의 부재, 다양한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청년층 울산 이탈의 주요 원인인 만큼, 고등학생들의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률 향상보다는 개인별 맞춤형 진학지원을 통해 진학과 취업의 질을 높힐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고등학생들의 다양한 직업교육 확대와 기존 제조업 중심의 학과에서 벗어난 IT, 디자인, 미디어, 영상 등 다양한 학과의 개설과 울산 내 고등교육기관의 증설을 위한 정책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울산 소재 기업들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인재양성을 위해 현재와 같이 기업 근로자 자녀가 국내 대학교에 진학하는 경우 8학기 혹은 12학기의 학자금을 지원하거나 해외대학 진학 시 국내대학 수준으로 4만 달러 정도의 학자금을 지원하는데만 집중하기 보다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자녀들의 경우에도 직업교육훈련기관 수강비, 관련 학원의 수강료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 주기를 제언해본다. 작금의 울산 최대의 난제인 탈울산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 할 것 없이 모두가 지혜를 모아 청년이 다시 찾는 희망찬 미래도시 울산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정치락 울산시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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