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전세 쏟아져도 울산 월세선호 지속
전세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반값전세가 쏟아지지만, 금리 인상 여파로 세입자들이 월세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1월 체결된 울산 아파트 전월세 신규계약은 770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는 339건으로 49.6%를 차지했다. 전달인 작년 12월(44.0%)보다 더 증가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월세 비중이 33.7%에 그쳤지만, 금리 인상세가 가팔라진 하반기부터 월세 비중이 더 크게 늘어났다. 7월까지만 하더라도 39.0%로 30%대에 머물렀지만, 8월에는 월세비중이 45.3%까지 치솟은 것이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7월에 단행한 영향이다.
반면 전국의 경우 월세비중이 41.6%로 전월(47.4%)와 비교하면 5.8%p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월세 신규계약 비중은 작년 7월 43.7%를 기록한 이후 8월 45.0%, 9월 45.5%, 10월 46.0%, 11월 47.3%, 12월 47.4%로 계속 증가해 오다 새해들어 급감했다.
울산 북구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역과 단지별로 월세 선호도가 다르만, 북구의 경우 지난해부터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었다”면서 “전셋값이 많이 낮아졌다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세로 전세보증금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00만원 이상의 고가 월세 비중도 1년새 두 배가량 늘어났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울산에서 계약된 아파트 월세는 총 992건으로 이 중 100만원 이상의 고가 월세는 66건이었다. 전체 거래 가운데 고가 월세가 6.7%를 차지했다. 1년 전 3.9%(1544건 가운데 60건)와 비교하면 두 배가량 비중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 들어 울산에서 가장 고가에 거래된 월세는 남구 울산센트럴자이(90㎡)로 지난달 보증금 3000만원에 200만원에 계약됐다. 앞선 직전거래(보증금 3000만원·월세 160만원)보다 40만원이 더 올랐다.
반면 전세가격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구 유곡동의 에일린의뜰 3차(99㎡)가 2억7000만원(9층)에 세입자를 맞았다. 2021년 11월 기록했던 최고가(5억2000만원·10층) 대비 2억5000만원이나 낮아진 것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이자 부담과 역전세, 전세사기 등의 우려로 세입자들의 월세 선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