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감한 시 예산 원인과 내년 예산안 방향은?]기업혁신파크 등 대형사업·미래먹거리 집중

2023-02-24     이춘봉
23일 울산시가 밝힌 2024년도 국비 확보 목표액은 올해 4조3190억원 대비 16.6% 줄어든 3조6000억원이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시의 국비 확보 목표액이 줄어든 이유는 함양~울산고속도로 사업비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민선 8기 시는 함양~울산고속도로 중 지난 2020년 울산~밀양 구간이 개통되면서 사실상 울산과의 사업적 연관성이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함양~울산고속도로 사업은 2021년도부터 밀양~창녕~함양 구간에서만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2021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부터 함양~울산고속도로 사업비를 제외했어야 했지만 관행적으로 국비 확보액에 포함시켜 왔다. 2021년 8318억원, 2022년 1조1206억원, 2023년 9738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울산과의 실질적인 연관성이 없음에도 확보 국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는 시 국비 확보액을 크게 뻥튀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민선 8기 시는 총 사업비 6조7115억원 가운데 이미 5조1195억원이 반영돼 집행되면서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앞으로도 함양~울산고속도로 사업비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면 2025년 완공 때까지 7000억~9000억원대의 국비를 확보하는 것처럼 포장할 수 있지만, 이번 기회에 거품을 걷어내기로 결심했다.

가시적인 확보액에 매달리지 않을 경우 당장 2024년도에 확보할 수 있는 국비는 급감하지만, 함양~울산고속도로 사업이 종료 단계에 접어들 때 밀어닥칠 지속적인 충격파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전략적인 계산을 했다.

대신 시는 울산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 될 신규 사업을 대거 구상하고 국비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내년도 확보 국비 추진 중 눈에 띄는 대목은 기업혁신파크 조성 사업비 3억원, 지상 및 항공 겸용 모듈러 모빌리티 기술 개발 사업비 50억원, 조선해양 SMR 사업비 20억원 등이다.

모두 초기 사업비를 확보할 경우 울산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들이다.

특히 울산 도시철도 1·2호선 건설 사업, 기업혁신파크 조성 사업 등은 총액 규모가 각각 7317억원과 5493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인 만큼 일단 첫 단추만 끼우게 되면 사업 완료 시점까지 막대한 국비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날 열린 2024년도 국가예산 확보 전략 보고회에서 2조6000억원인 국가 사업 목표액이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은 신청액을 기준으로 최소 3조원이 필요하다며 각 부서에 신사업 추가 발굴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신규 먹거리 사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올해 996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보통교부세 목표액은 1조원으로 잡았는데, 시는 증액 확보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시가 행정안전부의 보통교부세 산정 공식 중 산업단지 수요 측정 단위에 국가산업단지 면적을 비례해 교부세를 증액하도록 하는 ‘산업경제비’를 추가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가산단의 오래된 인프라 개선에 국비 지원이 가능해질 수 있게 됐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