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울산역 역세권 투기의혹...김기현, 수사의뢰로 셀프검증

2023-02-27     김두수 기자
국민의힘 3·8 당권주자인 울산출신 김기현(남을) 후보는 26일 자신의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과 관련한 검증을 위해 수사기관에 정식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권 경쟁 후보들이 억지로 문제 삼고 있는 울산 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오늘 의뢰하고자 한다. 내 말이 맞는지, 아니면 내가 거짓말을 하는지 철저하게 수사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내 소유 울산 땅과 관련해 불법으로 도로계획을 바꾸도록 직권을 남용했다거나 (또는)불법으로 1800배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면 그 즉시 정계를 떠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면에, 김기현 잡겠다고 근거 없는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나와 우리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무책임한 일부 정치인들에게는 수사 결과를 토대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정치적·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이나 풀풀 해대고, 조작이나 일삼는 ‘인간 실격’ 정치인들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드려야만 가짜뉴스가 근절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해당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선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불법 비리를 감추기 위해 엉뚱하게도 나를 끌어들여 물귀신 작전을 쓰려는 모양인데, 번지수 잘못 짚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같은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이날 경쟁 상대인 김기현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 제기를 이어가며 후보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황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후보는 그 땅이 마치 쓸모없는 땅이고 손해를 보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런 땅에 왜 사람들이 몰려와 땅을 쪼개서라도 사려고 했나. 거짓말을 그치고 당과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용기있게 사퇴하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밤늦게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도 “저는 지난 15일 TV 토론회에서 김 후보 사퇴를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미 그 이전(2월6일)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촉구했다”며 “이미 민주당에서 공격을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기현 의원 땅 투기 진상조사단’(위원장 황운하)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의 울산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특검(특별검사)을 시행해 지역토착·토건 비리를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회견에서 “김 후보는 1996년부터 1998년 8월까지 울산광역시 고문변호사로, 내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며 땅을 사들이는 과정부터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3·8 전당대회가 26일로 꼭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판세가 요동치면서 당권 구도는 ‘1강 3중’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애초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었지만, 최근 잇따라 공개된 여론조사들에서 김 후보가 오차범위 밖 선두로 훌쩍 치고 나가면서 안 후보와 천하람 후보가 경합하고, 황교안 후보도 약진하는 형국이다.

당권 레이스가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선두 김 후보가 과반을 차지하며 1차 투표에서 승부를 마무리할지, 아니면 보수정당 사상 처음 도입된 결선투표가 치러질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