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다시, 봄! 다시, 불조심!

2023-03-02     경상일보

강원과 영남지역으로 발효된 건조특보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서 산불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2시17분쯤에는 영천시 화남면 한 밭에서 난 불은 월곡리 야산으로 옮겨붙어 대형산불로 이어졌다. 화재는 발생 23시간 만인 1일 오후 1시9분쯤 진화됐지만, 이미 산림 51㏊가 불에 타버린 뒤였다. 이 밖에도 문경과 성주, 경주, 포항 등에서도 크고 작은 산불이 나는 등 28일 하루 동안 경북에서만 7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현재 영남 대부분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됐다. 실효습도는 40% 이하로 매우 건조하다. 습도는 공기가 수증기를 품은 정도를 말한다. 크게 절대습도, 상대습도, 실효습도로 나뉜다. 이 중 실효습도가 건조특보의 발효기준이 된다. 주로 화재예방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장기간의 건조도를 나타낸 값이기 때문이다. 3일 전부터의 상대습도 경과 시간에 따른 가중치를 주고 산출한 지수다. 실효습도 50% 이하면 인화가 쉽고, 40% 이하에서는 불이 잘 꺼지지 않고, 30% 이하일 경우는 자연발생적으로 불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실효습도 35%이하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건조주의보를, 25% 이하는 건조경보를 발표한다. 따라서 건조주의보가 내려졌다는 말은 이미 수일간 건조한 상태로 인해 화재위험에 노출이 커졌다는 말이고, 건조경보는 이보다 더 큰 위험성의 경고인 것이다.

당분간 뚜렷한 비소식이 없다. 대기의 건조함은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2일 낮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바람이 순간풍속 55㎞/h(15m/s) 내외로 강하게 부는 곳이 많겠다. 산행하기 좋은 날씨에 건조한 대기와 강한 바람까지, 산불발생 증가요인 3가지가 결합됐다. 산불 예방을 위해서는 입산 시 라이터 등 인화성물질 소지를 금지하고, 논밭의 마른 풀은 태우지 말고, 농기계로 제거해야 한다. 산불 발견 시에는 바로, 119에 신고하고, 초기 작은 산불은 옷가지 등으로 두드리거나 덮어서 진화해야 한다. 당분간 불조심에 각별히 주의하자.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