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중구 미래전략 수립…작은 실천이 더 중요하다

2023-03-03     경상일보

울산시 중구가 변화하고 있다. 더 이상 발전이 정체된 토박이들의 낡은 주거단지가 아니다. 혁신도시가 들어선데 이어 원도심 내 상당수 주거지에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추진 중인 재개발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머잖아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형성된다. 남구 삼산동을 능가하는 인구밀집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재개발의 속도와 성패가 관건일 뿐이다.

김영길 중구청장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인구 22만명 회복, 연간 방문 인구 2700만명 달성을 목표로 10대 핵심과제와 세부사업 129개로 구성된 미래전략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선출직 단체장들은 대개 선거에 나설 때 공약을 제시하고는 시정방향을 공약실행에 맞추기 마련이다. 그런데 취임 후 6개월여 지나 구정을 파악한 다음 장기전략을 새롭게 다듬어 밝힌 것은 바람직하다.

이날 발표된 10대 핵심과제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및 혁신도시 산업육성 △원도심 및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로 상권 활성화 △체류형 관광 기반을 구축하여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재난재해의 선제적 대응체계를 구축하여 도시의 안전성 확보 △숲 친화적 도시 조성으로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 △중구 전 지역 복지관서비스 제공 △미래형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미래 교육 특구 조성 △단절된 원도심-혁신도시 연결 도로망 구축 등이다.

일반적으로 장기시정계획은 목표시기가 명기되기 마련이지만 김 청장은 미래라는 다소 모호한 개념을 사용하면서 단·중·장기 계획을 섞어놓았다. 미래전략사업의 목표가 결국은 김 청장이 강조한 것처럼 ‘중구 정주여건의 획기적 개선’이기 때문일 것이다. 개발제한구역 해제나 재난대응체계 구축, 원도심-혁신도시 연결도로망 구축 등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들이 정부나 울산시의 지원 없이 할 수 없는 사업들이므로 중구청장의 입장에서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김 청장의 말대로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사업들이 속도를 낸다고 해도 현재의 정주여건 속에서는 분양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우선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다급함도 포함됐다.

이제 각 사업의 적절한 타이밍을 찾는 한편 눈높이를 지역주민의 요구에 맞추는 실행계획이 필요하다. 미래전략이라는 이름에 갇혀 당장에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을 미룰 이유는 없다. 숲 친화적 도시는 나무 한그루 심기에서 시작된다. 전 지역 복지관서비스 제공은 주민센터의 정책이나 프로그램 신설 및 개선으로 가능하다. 미래교육특구에 앞서 중구민의 20%를 차지하는 노년층이 무엇인가를 배우는 재미를 느끼도록 해주는 것도 미래지향적 정주여건 개선이다. 거창하지만 아득한 계획보다 작은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