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동정론 확산” vs “대표사퇴나 당직개편을”

2023-03-08     김두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30여 이탈표 사태로 가시화된 당 계파 갈등 양상이 확산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를 지지하는 ‘바닥 민심’이 상당히 강하다며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자진 사퇴하는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은 7일 SBS 라디오에 출연, “바닥 민심은 이재명 동정론이 확산되는 추세다. 당내에서 이런 민심을 잘 헤아리면 이재명 사퇴론이 줄어들고 이재명을 지키자는 흐름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제거하려고 작정을 하지 않았는가. 똘똘 뭉쳐서 죽기 살기로 맞서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은 또 “당이 어려울 때 중진들이 중심을 지켜주고 지도부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위기의 순간에 자기 정치하려고 절제 없는 발언을 하는 일부 중진들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해온 비명계 이상민 의원(5선)과 이원욱 의원(3선)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날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표를 향해 반성과 사과, 당직 개편을 촉구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년 정치인답지 않은 박지현은 민주당을 비판할 자격도 자질도 없다”면서 “지방선거 때에는 경기 광주, 오산, 서울 강서, 대전 서구를 느닷없이 청년 전략 지역으로 결정하고 밀어붙이더니 결국 모두 패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지방선거 기간) 대선 후보보다 엄한 경호를 받았을 만큼 특혜를 입었다”면서 “역대 청년 정치인 중 단번에 당 대표급에 오른 사례는 전무후무하다”고도 했다.

양소영 당 전국대학생위원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승리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단결된 힘으로 민생을 살피는 것”이라며 “당과 청년을 위해 더는 분란을 일으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맞서 비명계는 이 대표가 사퇴하거나 대대적인 당직 개편을 통해 당의 위기를 돌파하고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BBS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에게는‘당을 이렇게 끌고 가겠다, 총선 어떻게 치르겠다’라는 구체적인 얘기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어 “지금 최고위원을 포함해서 정무직 당직자들, 사무총장, 전략기획위원장이라든가 여러 당직이 완전히 친명계 일색으로 돼 있다. 세상에 이렇게 단일한 컬러로, 모노톤으로 이뤄진 지도부가 어디 있겠냐”라며 날을 세웠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모험이 따르더라도 사법 리스크를 정면 돌파해라, 그래야 리더십이 생기는 거 아니냐 하는 생각이 대세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김두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