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민생부터 챙겨야

2023-03-09     경상일보

우리나라 정치의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울산에서 여당의 대표가 탄생했다. 8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울산 남구을) 후보가 과반인 52.93% 득표에 성공해 결선투표 없이 당대표에 올랐다. 울산 정치사의 새로운 역사다.

정치적으로 보면 울산은 국회의원이 겨우 6명이다. 전체의원의 2.01%에 불과한 작은 도시다. 그럼에도 울산 정치권에서는 정갑윤 전 의원이 국회부의장을 지낸데 이어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표에 이어 당대표로 선출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상관없이 울산출신 국회의원이 여당대표가 된 것은 지역의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이제 김기현 대표 앞에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가장 급한 일은 전당대회 후유증을 가라앉히고 당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윤심’에 힘입어 당대표가 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고위원들까지 모두 ‘친윤’으로 채워졌다. 자칫 일사천리로 속도를 내다보면 한쪽 날갯짓만으로 제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정당이 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하나로 똘똘 뭉쳐 내년 총선 압승을 이루자”고 했지만 전대과정에서 ‘친윤’과 ‘비윤’으로 갈라진 국회의원·당원들이 하나로 뭉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비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당대표가 되어 국정의 균형감을 회복하고 ‘친윤’으로 기울어진 운동장도 바로 세워야 한다.

김 대표의 가장 큰 과제가 ‘총선 승리’라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에 막혀 추진력을 상실하고 있는 여소야대의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윤석열 정부 성공의 첫걸음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총선 승리는 전당대회와 같이 ‘연포탕(연대+포용+탕평)’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수락연설에서 밝힌 대로 “오직 하나의 목표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 바로 총선 승리의 해법이다. 물가, 집값, 규제개혁, 일자리, 노동·연금·교육개혁 같은 산적한 과제를 국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풀어낼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때 비로소 온전한 여당대표가 되는 것이다.

울산시민의 성원도 잊어서는 안 된다. 김 대표는 17대 국회를 시작으로 울산에서 4선을 했고 울산시장을 지냈다. 울산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두겸 시장과 손을 맞잡고 성장정체를 겪고 있는 울산의 경제회복은 물론이고 광역시 가운데 가장 뒤떨어진 교육·문화·환경 등의 정주여건 개선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 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