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립병원 설립 ‘산 넘어 산’
2023-03-09 차형석 기자
8일 울주군에 따르면 군은 온양읍 소재 온양보람병원을 4~6개 진료과에 40~80병상 규모의 울주군립병원으로 리모델링해 내년 하반기에 문을 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울주군립병원’ 건립사업을 진행중이다. 군은 관련 용역을 진행하기 위한 예산 확보 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
군은 군의회에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 승인을 받게 되면 협상 대상자인 온양보람병원 측과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측은 아직까지 만나서 구체적인 논의나 협상 등은 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군의회 승인을 받더라도 매입·매각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병원 매입·매각가격을 놓고 울주군과 보람요양병원측의 생각하고 있는 가격이 상당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군은 매각 협상 과정에서 불필요한 장비나 비품 등은 제외한다는 계획이어서 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위탁 병원 선정과 의료 인력 수급이 제대로 될 지도 의문이다. 군은 군립병원을 울산은 물론 타 지역의 대형 종합병원 중 입찰을 통해 위탁 병원으로 선정해 위탁 운영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족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 수급 문제도 해결한다는 복안이나, 지역 의료계 등에서는 위탁 운영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높다.
지역 한 의료계 관계자는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들의 종합병원 등 큰 병원들도 일부 진료과목은 의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위탁운영시 기존 병원의 의사들을 군립병원에 보내야 하는데, 누가 과연 군립병원 위탁 운영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어렵게 의사들을 구하더라도 인건비가 크게 올라 예산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강원도 속초의료원이 최근 3차 구인 공고 끝에 ‘연봉 4억원’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고 가까스로 채용하는 등 전국적으로, 특히 지방도시 병원들은 의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의회 공유재산 승인을 받은 뒤 구체적인 감정 평가를 통해 매입가를 다시 책정할 계획”이라며 “이후 보람요양병원측과 협상을 통해 내년 하반기에 개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