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교육감 선거 김주홍-천창수 맞대결, 본격 정책선거로
오는 4월5일 치러지는 울산교육감 보궐선거가 지난해 6·1 지방선거의 2라운드가 됐다. 4명의 후보가 막판까지 각각 단일화 논란을 거듭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일찌감치 보수와 진보의 2파전으로 정리됐다. 후보등록일(16~17일)이 일주일이나 남아 있긴 하지만 보수 성향의 김주홍 후보와 진보 성향의 천창수 후보의 맞대결이 될 전망이다. 진보 후보를 자처했던 구광렬 후보는 9일 “노 교육감의 뜻을 계승, 발전시킬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면서 천창수 후보의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보수성향의 이성걸 후보는 지병을 이유로 김주홍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물러났다. 양쪽 모두 단일화에 진통이 클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단일화에 대한 논의조차 없이 각각 후보 1명이 일방적 사퇴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결국 울산교육감 선거는 지난 선거의 재현이나 다름없게 됐다. 진보 진영의 적극적인 추대로 선거에 나서게 된 천창수 후보는 노옥희 전 교육감의 남편이다. 김주홍 후보는 지난 6·1 선거에서 노옥희 후보와 맞붙어 석패했다. 노김의 재대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선거에서는 노옥희 교육감이 55.03%(26만6647표)를 득표해 당선자가 됐고, 김주홍 후보는 44.96%(21만7863표)로 낙선했다. 표차가 크지 않았던 만큼 이번 선거결과도 박빙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 두 후보 모두에게 중요한 당선 포인트는 중도 확장성이다. 천창수 후보는 전교조와 노동운동을 해왔던 노옥희 후보의 남편인데다 이번에 후보가 된 것도 진보진영의 추대였기 때문에 진보 색채가 강한 것으로 인식돼 있다. 김주홍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보수 색채를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각각 지지자들의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과 중도세력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중도 세력을 끌어들이는 비결은 단연코 정책이다. 본격적인 정책대결로 정치적 성향에 좌우되지 않는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교육은 정치적 이념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교육감 후보에 대해 정당공천을 하지 않는 이유다. 이번 울산교육감 보궐선거에서는 그 이유가 명확하게 결과로 나타날 조짐이다. 반으로 나누어진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대결을 넘어 교육에 대한 신념과 울산교육정책에 대한 방향제시가 중요해졌다. 직접적으로 학부모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는 ‘공짜’ 제안은 이제 그만하고 우리 아이들의 행복,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책임질 지 본격적인 교육정책 대결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