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울산 아파트 경매·분양시장 ‘훈풍’
주택시장 한파로 함께 얼어붙었던 아파트 경매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몇 차례 유찰돼 가격이 낮아진 매물에 응찰하는 수요자가 몰리면서 경매와 관련된 지표들이 소폭 회복됐다.
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 아파트 경매 35건 중 17건이 낙찰되면서 낙찰률이 48.6%로 나타났다. 전월(39.7%) 대비 8.9%p 올랐다. 낙찰가율도 전월(76.7%)보다 1.8%p 오른 78.5%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월(5.4명)과 비교해 0.8명 늘어난 6.2명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상승기 때처럼 경쟁이 치열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감정가 1억400만원에 나온 울주군 언양읍 언양동부주공 아파트 경매에는 21명의 응찰자가 몰렸고, 감정가의 95.0%인 9877만원에 낙찰됐다.
또 북구 상안동 쌍용아진그린타운 아파트에는 17명이 참가했다. 해당 물건은 감정가의 81.2%인 2억5000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아울러 지난달 울산 아파트와 주택, 업무·상업용 등을 모두 포함한 부동산 경매 진행건수는 160건으로 이 중 67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41.9%로 전월(26.8%)대비 15.1%p 상승했고, 지난해 6월(47.8%) 이후 8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낙찰가율은 63.6%를 기록했고, 경매시장의 온도를 반영하는 응찰자수는 경매물건당 평균 4.1명이다.
지난달 경매 중 절반 가량의 물량이 주거시설에 몰렸다. 주거시설은 진행건수 73건 가운데 32건이 새로운 주인을 찾았고, 낙찰률은 43.8%로 집계됐다.
다만 업무·상업용의 경우 경매 진행건수가 대폭 줄었다. 1월까지만 하더라도 45건의 경매가 진행됐지만, 지난달에는 15건만이 경매에 올랐다. 이 가운데 9건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면서 낙찰률은 60.0%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토지 경매도 10억원대 낙찰이 잇따르면서 활기를 되찾아가는 분위기다. 지난달 71건의 토지경매가 진행됐고, 이 중 26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36.6%를 기록했다. 전국평균(31.4%)을 웃도는 수준이다. 낙찰가율 역시 62.3%로 전국 평균(60.3%) 보다 높았다.
지난달 울산지역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물건 역시 토지였다. 동구 일산동에 위치한 대지가 감정가의 65.8%인 17억1826만원에 낙찰됐고, 울주군 삼동면 소재 목장용지가 감정가의 140.5%인 16억5111만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면서 일부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면서도 “집값 추가 하락 우려가 가시지 않아 낙찰가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3월 울산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전월(50.0)보다 20.6p 오른 70.6을 기록하는 등 아파트 분양시장 전망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울산지역 전망지수 상승폭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다만 지수가 기준점(100)에 한참 못 미치는 등 지난해 말 급락했던 기저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산연은 “울산은 작년 10월 전망지수가 26.7로 최저를 기록한 이래로 다른 지역과 비슷한 지수로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