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 재협상 추진

2023-03-10     박재권 기자

울산 울주군이 지난 2017년 폐쇄 이후 5년째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 매입을 위해 재산정되는 감정평가액으로 땅주인과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9일 방문한 울주군 언양읍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언양알프스 시장. 평일 낮 시간대임을 감안하고서라도 이곳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시장을 비롯한 이 일대는 터미널 운영이 중단된 이후 임대를 내놓은 가게가 늘어났고, 시장 방문객 수도 줄어든 모습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상인들은 터미널 중단 후 유동 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12년째 이곳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 중인 60대 김모씨는 “제일 좋은 건 터미널이 다시 재개되는 것이지만 그게 어렵다면 뭐든 들어오길 바란다.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나선 군은 지난해 감정 평가액으로 175억원을 책정해 토지주인 가현산업개발 측과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양측이 약 5억원 가량의 금액 차로 이견을 보이며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로 머물러 있다.

군은 지난해 책정한 감정평가액이 이달 중으로 유효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내달 감정평가액을 새로 책정하고 가현산업개발 측과 재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군은 부지 매입 비용 이월이 의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에 해당 예산으로 협상에 임할 계획이다.

가현산업개발은 “부지를 매도한다는 의사는 변함 없다”며 “군이 내달 중으로 새로운 감정평가액을 제시한다고 했으니 적절한 금액에 합의를 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은 가현산업개발과 금액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협상이 원만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은 부지 매입이 순조롭게 될 경우 터미널 재개 또는 주민 편의시설 설치 등을 해당 부서로 이관해 구체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다만 터미널 재개 시 이용객이 얼마나 있을지 미지수인데다가 주민 편의시설도 용도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해 한동안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지는 자동차 정류장으로 터미널 용도로밖에 사용할 수 없다. 울산시는 군이 임시 정류장이 아닌 정식 부지를 확보해야만 용도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