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미술관 ‘이건희컬렉션’ 개막 한달, 하루 최대 2천명 관람, 전시해설 수요 못따라가

2023-03-14     서정혜 기자
울산시립미술관이 이건희컬렉션전 개막 한 달이 다돼 가도록 당초 계획했던 오디오 전시해설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 많게는 2000명의 관람객이 미술관을 찾는 상황에서 1~2차례 전문 자원봉사자가 진행하는 전시해설만으로는 관람객의 전시해설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지적이다.

13일 울산시립미술관에 따르면 미술관은 당초 지난달 16일 이건희컬렉션 ‘미래 안목’ 등 기획전 3건으로 늘어난 관람객에 맞춰 이건희컬렉션전을 대상으로 관람객 휴대전화로 이용할 수 있는 오디오 전시해설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오디오 전시해설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작품·작가별로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관람객이 언제든 원하는 작품 앞에서 시간의 구애 없이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시간이나 동선에도 제약이 없어 관람객들이 편하게 작품을 볼 수 있다. 오디오 전시해설을 위해서는 작품·작가별 스크립트 작성, 녹음자 섭외, 녹음, 녹음 후 작업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아직 온라인 전시해설을 위한 녹음 작업조차 진행되지 않은 상황으로 빨라야 3월 말께야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 전시기간의 절반가량을 오디오 도슨트 없이 자원봉사자 해설에만 의존한 채 진행하는 셈이다.

울산시립미술관은 3월부터 주중 하루 1차례, 주말 하루 2차례 진행되던 전시해설을 이달부터 하루 한차례씩 늘려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미술관 소장품전 ‘예술 유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이건희전인 ‘미래 안목’은 주중 한차례, 주말 두차례 진행되는 데 그치고 있다. 전시해설이 진행되는 오후 2시·4시를 전후해 전시장 안에 전시해설을 위한 관람객이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관람객 밀집도가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주말 전시해설이 진행되는 시간에는 해설을 듣고자 하는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가뜩이나 좁은 전시장 안에서 해설자의 설명을 잘 들을 수 없거나 작품을 보기 어려운 상황도 종종 생겨나고 있다.

울산에 앞서 이건희컬렉션이 열린 부산시립미술관과 2월21일부터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대구미술관이 오디오 전시해설을 제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주말 미술관을 찾은 한 관람객은 “전시 리플릿에 작품 안내가 모두 수록돼 있지 않아 전시해설을 이용하고 싶었으나, 관람 시간과 맞지 않아 이용하지 못했다. 요즘 국내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에서도 기기를 대여하거나, 휴대전화 등으로 오디오 해설을 들을 수 있는데 이런 것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울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전시해설 내레이션을 맡을 인물의 인지도와 전달력, 재미 등을 고려해 물색했으나 섭외에 난항을 겪으면서 오디오 해설 작업이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 섭외가 안 될 경우 미술관장이 직접 녹음해서라도 3월 말에는 오디오 해설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