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과반 요구·횡령배임시 회계 공시 의무화

2023-03-14     김두수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는 노동 조합원 절반 이상의 요구가 있거나 노조 내 횡령·배임 등 행위가 발생했을 경우 노조 회계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당의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13일 밝혔다.

성 정책위의장은 이날 민당정 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의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방안을 밝혔다.

당정은 노조 및 산하조직은 노조회계 공시 시스템을 활용해서 규약, 조합원 수, 결산 서류 등을 자율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합원 수의 2분의 1 이상이 노조에 요구하는 경우, 또는 횡령·배임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이 발생해 고용노동부 장관이 공시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관련 민당정 협의회’에서 “사회적 과비용을 초래하는 회계 불투명성은 개혁의 첫 번째 대상이고, 어떤 경우에도 미룰 수 없는 숙제”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정부는 정권 출범의 1등 공신이라 치부되는 민노총(민주노총)의 눈치만 보고 수수방관을 넘어서서 때로는 방조하기까지 했다”며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 방향은 잘못된 관행을 방치하지 않고 노동시장 건강성을 회복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강성 거대 귀족 노조는 조합원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만 할 시기가 됐다”며 “당정은 원팀이 돼서 이 문제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당정은 이와 함께 노조 회계 공시와 세제혜택을 연계하는 방안은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회계감사원 자격과 선출에 대한 사항도 노조 규약에 명시할 예정이다. 자격은 ‘회계 관련 지식이나 경험 등 직업적 전문성을 가진 사람’으로 규정하는 가운데, 특히 일정 규모 이상 규모의 노조는 공인회계사의 자격을 요구하도록 했다.

회계감사원은 총회에서 조합원이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로 뽑고, 임직원 겸직은 금지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당정은 나아가 조합원의 회계 서류 열람권을 강화하는 한편, 관련 서류 보존 기간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조합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는 경우 회계 감사를 실시, 그 결과를 전체 조합원 총회에서 공개토록 했다.

이날 당정은 거대노조의 괴롭힘 방지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노조가 불이익한 처분이나 폭행·협박 등으로 노조 가입·탈퇴를 강요·방해하거나, 폭행·협박 등으로 다른 노조나 근로자의 정당한 조합활동이나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방안과 관련,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불합리한 관행을 근절해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대립적 노사문화에서 벗어나 합리적 노사관계로 나아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