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 세계 최초 대형엔진 ‘2억마력’ 생산 달성

2023-03-23     석현주 기자
“메탄올 연료 엔진을 시작으로 암모니아·수소 친환경 엔진의 개발 및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2­스트로크) 2억 마력 생산을 달성한 가운데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대표이사)이 22일 울산 본사 엔진조립공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가 부회장은 “대형엔진 생산 2억 마력 행사를 기념하는 1만6200TEU 컨테이너선 3322호선의 초대형 메탄올 엔진 생산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친환경 엔진 나아가 친환경 조선해양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선 7만4720 마력급 선박용 대형엔진(모델명 8G95ME-LGIM)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대형엔진 생산 누계 2억6만6277마력 달성을 기념했다.

기념식엔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이상균 사장을 포함해 머스크(Maersk) 등 선주사와 조선·해운업계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2억 마력 달성을 축하했다.

현대중공업은 1979년 9380 마력급 엔진 1호기를 성공적으로 제작하며 세계 엔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1992년 1000만 마력, 2005년 5000만 마력에 이어 2010년 9월 세계 최초로 1억 마력 생산 고지에 올랐다.

그리고 첫 대형엔진을 생산한 지 44년 만인 올해 2억 마력을 달성했다. 2억 마력은 쏘나타급 중형차 125만 대가 내는 출력과 같다. 현재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대형엔진을 생산한 메이커보다 8000만 마력 이상 많은 기록이다.

현대중공업의 대형엔진 세계 시장 점유율(지난해 기준)은 36%로, 1989년부터 34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새로 발주되는 선박 10척 중 약 4척엔 현대중공업이 만든 엔진이 탑재되는 셈이다.

이번에 2억 마력을 달성한 엔진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메탄올과 디젤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메탄올 이중연료(Dual-Fuel)’ 엔진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처럼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한 친환경 엔진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이중연료 엔진 패키지’를 개발했으며, 2015년 메탄올 연료 대형엔진 1호기를 만든 데 이어 이번에 세계 최초 초대형 메탄올 엔진도 제작했다.

현재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대형엔진의 60% 이상이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메탄올, 에탄 등 친환경 연료 엔진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12월엔 LNG·수소 혼소(混燒) 엔진 실증에 성공하며 수소 연료 엔진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암모니아 연료 엔진 등 차세대 연료 엔진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형엔진뿐 아니라 선박용 중형엔진(4-Stroke)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힘센엔진’은 10년의 연구 끝에 독자 기술로 개발한 중형엔진으로, 보수적인 엔진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부터 해외 업체의 라이선스 제품 대신 중형엔진의 100%를 힘센엔진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2016년 생산 누계 1만대를 달성했다.

한주석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대표는 “엔진기계사업부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원천, 에코 모빌리티 다이나믹스(Eco Mobility Dynamics)’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할 것”이라며 “시대를 이끄는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퍼스트 무버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부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